제주에 길이 참 많은데, 올레길 이후로도 많은 길이 만들어졌다. 제주 구석구석을 이어서 만든 길. 아라동 동네 탐방로라고 해도 제주도 행정구역이 한라산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갈라졌기 때문에 많은 동네가 한라산고 연결된 울창한 숲, 계곡을 가지고 있다.
"역시 제주도는 제주도다. 동네 둘레길 수준이 이 정도라니!"
관광객은 아라동이라고 하면 낯설어서 쉽게 방문하기 힘든 곳일 것이다. 이게 아라동 역사문화 탐방로의 큰 장점이다. 사람이, 관광객이 많이 없다는 점. 그렇지만 관음사, 참꽃 군락지, 진지동굴, 칼다리 폭포 산천단 등 명소가 꽤 많이 포진하고 있다. 아쉬운 점은 순환형이 아니라서 갔던 길을 되돌아오거나, 대중교통을 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일단 시작은 관음사에서. 사실 관음사에서 들어가는 길에서 멈칫했다. 기대만큼은 아니어서 긴가민가했지만, 10분 정도 걸으니 그 생각은 말끔하게 지워졌다. 10분 만에 도착한 한라산 계곡을 만나면, 한라산에 들어왔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숲을 볼 수 있다. 계곡 따라, 그 옆 길로 걸어가는 초반부는 날이 정말 좋아서 김밥 먹기 딱 좋은 곳이겠더라. 반대방향에서 걸어온다면 이 곳에서 에너지를 충전하면서 도시락 먹기 딱 좋은 곳이다.
길을 걷다 보니, 참꽃나무가 길 양 옆으로 크고 있었다. 참꽃나무 꽃이 만발하는 5월 중순에 이 길은 환상적일 것 같았다. 관음사 캠핑과 함께 참꽃 보러 다시 와야겠다.
계곡길로 걸을 수 있고, 평탄한 능선으로도 걸을 수 있는데, 능선으로 걷는 게 훨씬 쉽기는 하다. 거리가 짧더라도 계곡을 따라 걷는 길은 살짝 힘겨울 수 있으니, 선택을 잘해야 한다.
칼다리 폭포에 도착해서 사진을 엄청 찍었지만, 현장의 압도적인 장관을 표현하지는 못하겠더라. 작은 폭포이지만, 제주도에서 보기 힘든 지층의 모습과 넓게 패인 주변 계곡과 함께 멋진 경관을 만들고 있었다. 한라산에 비가 많이 온 다음날, 내가 터지고 난 다음에 와야겠다. 폭포수가 쏟아지는 그때에.
쓰러져 썩어가는 나무 한 그루가 이 정도로 멋진 장면을 연출할지 몰랐다.
일제 진지동굴이 길 가장자리에 있다. 동굴 안으로 들어가니 박쥐가 조용히 쉬고 있어서, 깜짝 놀랐음. 반대편으로 연결되어 있지는 않지만 꽤 길게 파인 동굴이었다.
아스팔트 길을 건너 산천단으로 향한다. 편백나무 조림지, 밑으로 관중 군락지가 있더라. 습한 제주도에 고사리를 뺄 수는 없지. 4~5월이면 제주 전역에서 고사리가 자라서 아침마다 고사리 끊으로 다니는 사람들이 엄청 많기도 하다.
한라산에 제를 지내던 산천단까지 내려와서 길은 끝이 난다. 제주 돌담과 팽나무 고목도 해가 지는 오후 5시 넘은 그 순간 절정의 순간을 맞는 것 같다.
천연기념물인 곰솔군락지. 사이즈가 어마 무시하다. 소나무 중에서도 거무튀튀한 수피를 가지고 있는 곰솔은 제주도에 많이 자라고 있는데, 한라산 영실 고지에서 자라고 있는 적송과는 너무나 다른 분위기이다. 제주도 현무암과 같은 색깔의 곰솔.
5월 참꽃 개화시기에, 한라산에 비가 많이 온 다음 날을 기약하고 마무리한다. 참꽃의 아름다움은 회사 근처에서 찍은 조경수로 대신한다.
요즘 유투브로 영상을 업로드하는 방법을 배워서, 늦었지만 링크를 걸어주고, 포스팅 하나하나에 정성을 들여본다. 티스토리를 언제까지 유지할지 모르겠지만 현재, 2020년에는 나에게 이만한 웹서비스가 없으니깐. 아, 근데 왜 구글은 애드센스 허락을 안해주는거니? 요즘 온통 구글 검색부터 크롬에 유투브에 너희 사업에 보탬 좀 주고있는데, 나에게도 좀 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