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늦은 오후에 찾은 한라생태숲. 제주 516도로를 진입하여, 제주시내에서 서귀포나 교래리를 가다 보면 만나는 한라생태숲. 항상 516도로를 지나다니면서 가봐야지 했었다. 기대보다 높은 만족도. 생태숲이라고 하기에는 살짝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기존림과 새로 식재된 나무들 사이를 가볍게 걷기 참 좋았다. 마음만 먹으면, 시간만 허락되면 절물자연휴양림까지 갈 수 있으니, 코스 선택의 폭이 다양하다.
우린 일단 초행길이라서 내부 순환로만 걸었다. 테마를 가진 공간이 여럿 있었지만, 가을에는 연못 주위의 풍경이 제일이었던 것 같다. 지대가 높고, 늦가을이라서 억새 꽃의 풍성함은 없었지만, 제주에서 한라산과 함께하는 수경관을 볼 수 있는 곳이 몇 안되기 때문에 마음에 들었다.
산책로 초입에 식재된 참느릅나무. 기념수로 식재됐는데 시간이 흘러 많이 자란 듯했다. 지는 해가 만들어낸 노을과 참느릅나무의 단풍 색의 조화가 예술이다. 한라생태숲에서 모아 심어진 참느릅나무 군락이 제일 돋보인다.
늦은 오후 떨어지는 해가 비추는 가을 낙엽
물들어 가는 잎과 붉은 열매들도 있다. 열매 달린 건 아왜나무인듯한데, 제주도에서 10년이 돼가는데, 평소에 관심 없으면, 쭉 모를 나무이름.
마가목 잎과 때죽나무 열매. 여름의 진한 초록의 숲 보다 가을, 겨울의 숲이 더 매력적이다.
중간중간 숲해설, 체험 교육장도 있는데, 과하지 않아서 휴식하기에도 좋다.
덜꿩나무인지 가막살나무인지 구분이 안 되는데, 찾아보니 덜꿩나무인듯하다. 가막살나무의 열매는 까마귀의 먹이라는데, 아직 열매가 많이 남아있으니 가막살은 아닌듯하다.
내부 순환로로 한 바퀴 돌아보니, 한 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중산간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가을에는 기온이 생각했던 것보다 낮을 수 있다. 옷을 잘 챙겨서 입고 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