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

중국 항저우(항주) 여행 _ 서호에서 보낸 하루, 우리가 생각했던 중국의 이미지와 다르다.

magnolia-jeju 2020. 7. 7.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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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도 이런 도시가 있구나! 도시가 참 쾌적하고 차분하구나!"

 

나에게 중국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도시인 베이징, 상해. 이 도시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부정적인 면이 좀 있다. 지저분함과 시끄러움. 그런데 15년 전 처음 만나 항저우(항주)는 달랐다. 이번에도 실망시키지 않았던 항저우. 상해로 여행을 가면 당일치기 형식으로 항저우를 둘러보는 경우가 많은데, 제주에서 항저우로 가는 춘추항공 직항이 있어서 2박 3일을 모두 항주에서 보내기로 했다. 금요일 아침 비행기로 출발해서 일요일 저녁 비행기로 돌아오는 꽉 찬 2박 3일 일정.

 

 

춘추항공은 역시 중국항공. 예상했던 대로 중국 스타일. 그래도 직항이라서 좋다. 항저우는 저장성 내에 위치한 도시. 남송시대 수도였던 항저우. 알리바바가 위치한 항저우. 첫 여행지는 중국 10대 명승지에 드는 대표적인 관광지 인공호수 “서호” 옆에 위치한 저장성 박물관이다. 서호는 오후에 천천히 둘러보기로. 중국은 구글맵이 시원찮다. 중국 정부에서 통제해서 그런지 쓸만하긴 하지만, 이번 여행의 길 찾기는 아이폰의 맵으로 해결했다.


 

 

입장료 무료인 저장성 박물관은 80년 대풍 건물과 외관으로 우리를 맞이하였다. 일단 욕심을 내려놓고, 둘러보기로. 이 지역의 역사를 간략하게나 느낄 수 있었던 곳이다. 아침 일찍 항저우에 도착했기 때문에 점심 먹기 전 여행지 한 곳을 들를 수 있었던 거다.

 

 

저장성 토속문화? 동물을 형상화 한 것 같은 석물이 관광객을 안내하고 있다. 나름 귀염상이다. ㅎ 이동통로는 깔끔. 

 

 

 

오래된 나무를 관리하는 법. 수목명패에 관리번호와 나이 등등. 세련된 스타일은 안지만, 관리는 잘되어 있던 박물관.


저장성 박물관으로 워밍업을 한 후 점심을 먹기 위해 서호 바깥쪽 시내로 이동했다. 서호를 주변으로 모든 게 위치한 항저우. 걷는 게 살짝 힘들겠지만, 하루 종일 서호 주변을 둘러봐도 될 정도로 여행 일정 짜기 좋은 항저우다.

 

 

현지인의 주요 교통수단인 오토바이. 보온을 위해 이불 같은 바람막이를 설치해서 다닌다. 이것도 이들에겐 패션의 하나다.

 

 

식당 건물 한 켠에 만두 체인점이 있었는데, 줄 서서 먹을 정도로 저렴한 가격을 자랑하던 만두. 한 끼로 충분할 정도의 크기인데 만두 하나에 2위안. 말이 안 되는 가격. “거지닭”으로 유명한 항주주가. 말 그대로 거지가 먹던 닭을 황제가 똑같이 먹어보고 맛있어서 유명해졌다는 요리인데, 연잎에 싼 닭을 구워서 나오는데, 살짝 비어캔 치킨 느낌도 있는데, 부드럽고 중국 향신료 살짝 풍기면서 맛있다. 나이가 들면서 중국음식의 향신료가 싫지 않고 맛있다.

 

 

건물 모퉁이에 위치한 정문. 중국 설날이 얼마 지나지 않아서 건물에, 거리에 홍등이 매달려 있던 것 같다. 중국스럽지만 역사가 느껴지는 근대 건물 양식이 매력적이다.

 

 

우린 운 좋게 방으로 안내 받았고, 창 너머로 서호가 살짝 보임. 

 

 

 

지역 맥주. 도수가 낮고, 탄산이 약해 어색한 맛이었지만 낮술 하기에 부담 없던 맥주. 

 

 

 

동파육도 짜지 않고, 엄청 부드러웠다. 중국 볶음밥과 가지볶음은 말해뭐해.

 

 

 

메인 요리 거지닭과 춘권. 모두 만족한 메뉴.


오후 첫 일정은 서호를 내려다볼 수 있는 뇌봉탑. 불타버린 탑을 재건했는데, 너무 현대적으로 재건한 뇌봉탑. 높은 곳에서 서호를 둘러보기에는 딱인 곳이다.

 

 

보도 바닥에 음각된 블록이 포인트로 놓여있다. 정성이 보인다. 정문 앞 광장의 바닥 음각 규모가 상상 이상이다.

 

 

뇌봉탑 1층까지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가 있다. 이건 뭐지? 웃으면서 올라갔던 그곳. 탑 안에도 엘리베이터가 있다. 

 

 

이 지역의 역사적인 사건의 한 장면인 듯하다.

 

 

입체적이고, 디테일이 강한 모형이 아주 멋있다.

 

 

비가 오던 날이라서 어둡긴 하지만 그래도 탁 트인 전망이 좋다.


탑 정상에서 살짝 추웠기에 내려와 찾은 카페. 탑 바로 옆에, 화장실 가는 길에 보였던 카페는 주변 분위기가 최고였다. 커피 맛보다는 분위가 더 좋았던 카페는 꼭 들러볼 만하다. 손님도 없어서 여행 중 여유를 느낄 수 있었던 그곳.

 

 

 

오래된 녹나무 숲 안에 위치한 카페. 날이 따뜻해지면 야외도 좋을 듯하다.


뇌봉탑을 내려와 배를 타러 갔다. 호수 중간에 떠있는 섬(소영주)에 들어가기 위해서다. 호수를 가로지르는 제방을 따라가면, 중간쯤에 여럿이 타는 모터 배 선착장이 있고, 사람이 직접 노 젓는 작은 배도 있다.

 

 

조경 재료가 참 많았다. 석재도 손이 한 번은 더 간 재료고, 에지도 손이 많이 가는 돌을 깔았고, 하부 식재도 꽉 채워 넣었고, 휀스도 손이 많이 가는 대나무 휀스.

 

 

이번 여행에서 제일 마음에 든 풍경. 중국스러우면서도 깨끗한. 길거리 담배는 일상인 중국.

 

 

우리가 탄 배. 다른 스타일도 있는데 대부분 이 배를 타는 것 같다. 정원에 맞게 사람들이 와야 출발한다. 관광객이 많다. 배를 타고 서호 위를 질주해 십 분도 안돼서 도착한 작은 섬, 소영주. 잘 가꾸어진 섬을 한 바퀴 돌아오면 된다. 놓치지 말아야 하는 건 호수에 있는 삼담인월.

 

 

오랜만에 공중전화를 봤다. 중국 아저씨가 실제 이용하고 있는 것 같아서 신기해했는데, 뒤에 있던 딸이랑 전화 놀이하고 있던 거였다.

 

 

정말 잘 가꿔진 정원, 양잔디가 초록 초록하다. 수준이 높다. 식생이 참 좋고, 호수에 가지가 투영되는 모습도 좋다.

 

 

사진 정말 많이 찍었다. 날씨가 안 좋았던 게 살짝 아쉬웠지만. 기억이 가물하지만 사자 여섯 마리 돌이었던 것 같다. 참 손이 많이 가는 바닥 패턴이다. 인력이 풍부한 중국스럽다.

 

 

호수 안 석등. 삼담인월. 중국화폐 1위안의 배경인 만큼 중국에서는 정말 유명한 절경인듯하다. 날씨가 아쉽지만. 나오는 길에 잘 가꿔진 토피아리 장식들이 눈에 들어왔다.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악왕(악비) 묘. 악비는 유명한 장수였던 듯하다. 중국에 삼국지 관우를 모시는 사당이 많은 것처럼 악비라는 장수가 이 지역에서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인물인 것 같다.

 

 

녹나무 코리도와 중국스럽게 기와를 올렸지만 내부는 현대식인 상점들. 여긴 KFC가 쫌 많았다. 중국 현지화가 잘된 글로벌 체인점이라고 어느 기사에서 본 것 같기도 하고. 겨울에 서호 주변은 진짜 녹나무의 초록이 한몫 단단히 하고 있다. 게다가 가로수 플라타너스는 여름에 딱일 것 같다.

 

 

왕이 아닌 장수를 모시는 곳 치고는 수준이 높다. 중국의 역사를 보다 보면 다 좋은데, 중국 문화대혁명을 생각하면 지금 보이는 것이 진짜인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여하튼 역사를 그들 중심으로 재편? 한 느낌. 

 

 

 

중간중간 석물도 귀엽고, 꽃나무 배치도 좋고. 악비를 모험했던 죄인들. 침을 뱉지 말라는 안내판이 걸려있는 걸 보니, 죄인에게 침을 뱉는 스토리가 있었나 보다.

 

 

능 앞의 문, 무신들. 능 사진은 생각보다 작아서 패스.

 

 

벽을 타고 올라간 덩굴식물을 상하 줄을 맞춰 깨끗하게 관리하고 있었다.

 

 

나름 주상복합 건물과 버스정류소를 위한 길.


서호 분수쇼를 보기 위해 다시 시내로 이동했다. 애플스토어 등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한 매장들이 여럿 있어서 분수쇼가 시작되기 전까지 시내 구경을 했다. 버스와 택시 정류장. 도시 인프라는 서울보다 좋은 것 같다. 중국에서 애플은 가격 매리트가 없었던 것 같음. 와. 빅토리아 시크릿의 매장 전면은 분위기가 야릇하다.

 

 

기와가 있는 건축물에 구찌 매장, 앞에 주차된 오토바이. 언발란스하면서 독특한 풍경이다. 건물 전광판은 진짜 대륙의 스케일이다.

 

 

건물 회랑 안쪽에 위치한 상점들은 비 오는 날에도 돌아다니기 좋다. 서호 바로 앞에 위치한 그랜드 하얏트 호텔을 보고, “아! 다음에 항주에 오면 여기에서 묶어야지!” 위치 정말 좋은, 서호 바로 앞, 분수 쇼하는 곳 바로 앞에 위치한 호텔.

 

 

내부는 모르겠지만 위치 하나 만으로 최고인 듯 한 호텔.

 

 

골목 뒷 쪽에는 중국스러운 곳이 있기도 하다. 취두부 냄새 가득한 골목길. 내일 방문할 임시정부청사도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 일단 저녁을 먹기 위해 블로그에서 추천한 생선찜 맛집, 체인점을 찾았다. 루위.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 의자는 물론 컴퓨터까지 설치해 놓았더라.

 

 

쇼핑몰 안은 우리랑 비슷하면서도 문화의 차이가 보인다. 메뉴 보기와 결재를 모두 모바일로 해결하는 나라. 우린 관광객이니 아날로그 스타일로. 

 

 

큰 민물생선 한 마리와 그 밑에 여러 토핑들. 주문은 중국에서 살다온 일행이 척척. 매콤한 생선찜이 참 맛있었다. 도중에 잘못 씹은 향신료 마라에 멘붕이 오기 전까지. ㅎ 항상 마라 조심.

 

 

점심에 먹은 지역 맥주는 밍밍했으니 여기서는 타이거 생맥주. 

 

 

추가로 시킨 마라롱샤. 맵긴 하네요. ㅎ


5분 거리에 있는 분수쇼 보러 이동. 분수쇼 앞 광장을 공안들이 통제하면서 질서를 유지하고 있었다. 참 많은 관광객이 있어서, 앞자리 차지하기는 힘들다. 음악분수는 셀린 디온의 파워 오브 러브에 맞춰 물줄기가 쫙쫙~ 오랜만에 들어서 좋았던 음악.

 

 

키 작은 사람들은 일찍 오지 않으면 사람들 뒤통수만 볼 수도. 노래가 두 세곡 흘렀던 것 같다.


숙소로 가기 전 잠깐 들른 우산 야시장. 여긴 그냥 패스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그냥 생활 잡화류 파는 곳인데, 매력이 1도 없었던 곳이라서 쓱~ 보고 숙소로 이동했다. 그래도 지저분하지 않음에 놀람.

 

 


2박의 숙소는 외곽에 위치한 홀리데이인 항저우. 가격이 저렴하고 시설이 깨끗함이 장점이다. 조식도 가격에 비해 충실해서 만족.

 

 

하루 만칠천보를 걸었던 첫 째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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