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길 3코스. 동포구 - 통오름 - 독자봉 - 김영갑갤러리 - 신천목장 - 표선해변을 잊는 올레길 3코스는 개인적으로 난이도가 중상이었다. 21Km의 긴 거리 때문에 초보 올레꾼에게는 길고 길었던, 트레킹 코스였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서 올레길 3코스의 종점지인 표선해변에 차를 주차하고, 버스를 타고 올레길 3코스의 시작점인 온평초등학교까지 이동하여 걷기 시작했다. 올레길 3코스의 시작은 온평 혼인지 마을의 동포구이다. 종점인 표선해변까지 21Km의 코스를 걷는 살짝 힘이 든 길이다.
시작점인 동포구에서는 말린 한치를 구워서 팔았는데, 시작부터 기분 좋게 씹으면서 걷고 싶었지만, 갈길이 멀기에 아쉽지만 참고 지나갔다. 짭조름한 반건조 한치 구이 냄새만 맡으면서 출발.
동포구, 해안 길을 잠시 걷고 내륙 쪽으로 들어갔는데, 그때부터 살짝 지루한 길이 연속되어 인내심이 필요했다.
올레길 모든 코스가 아름답다고는 하지만 3코스가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코스가 아닌 이뉴는 이 내륙 쪽으로 이어지는 지루한 길에서 제주의 매력을 찾아보기 힘들어서 그럴 수 있는 것 같다. 다른 계절, 시간에 이 길을 찾는 다면 내가 몰랐던 매력을 찾을 수 있을지도. 귤나무, 당근, 무, 배추 밭을 키우는 농지 경관의 연속이다. 물론 이 농촌경관에서 제주의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겠지만.
올레길 3코스에는 통오름, 독자봉 같은 낮은 높이의 오름이 기다리고 있다. 오름 자체로 아릅답거나, 멋진 풍경을 가지고 있는 곳은 아니지만, 지루한 트레킹 코스에서 잠시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올레길 3코스의 중간지점은 삼달리이다. 개인적으로 제주풍경을 가장 잘 담아낸 사진가라고 생각하는 김영갑 작가의 갤러리가 위치한 삼달리는 제주살이 중에 종종 찾았던 곳이다. 김영갑 갤러리를 지나 한참을 걸으면 다시 바다를 만나게 된다. 지루했던 내륙을 빠져나와 바다와 다시 만나기 에너지가 올라온다.
역시 제주바다에는 낚시꾼이 많다. 갯바위 낚시가 위험해 보이긴 하지만, 정말 갯바위 낚시꾼들 많다.
겨울이면 주황색 귤껍질을 말리는 풍경이 장관인 신천목장. 귤피는 한약재로 사용돼서 제주도 곳곳에서 말려 가공하는 곳이 있다고 한다. 겨울에 신천목장에만 찾아가 본 적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지저분해 보이는 그 모습에 살짝 실망도 했지만, 관광객은 주황색 귤껍질이 넓게 깔린 목장의 모습을 보기 위해 겨울 제주관광 코스로 많이 찾곤 한다.
배고픈 다리, 소낭 밭길을 다시 지나면 올레길 3코스의 끝인 표선해변이 보이기 시작한다. 고픈 배처럼 밑으로 쑥 꺼진 다리인 배고픈 다리. 작명 센스가 좋다.
밀물 시간에 도착한 표선해변은 올레길 3코스의 마무리를 하란 듯이 잔잔했다. 생각보다 완주가 정말 힘들었다. 아침 일찍 시작한 올레길 3코스가 오후가 돼서 종점에 도착했으니. 갔다 온 다음날은 온몸이 뻐근했지만 완주에 대한 성취감이 그 보다 컸으니, 만족했다.
올레길 3코스 완주 후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찾은 국숫집. 누구에게 소개할 맛은 아니었지만, 맛집을 찾기 힘든 표선에서 가볍게 멸치국수 한그릇 하기 좋은 곳이었다. 많은 기대하고 가면 안되고, 싸게 가볍게 국수 한 그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