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_걷기 좋은 길_절물자연휴양림과 연결된 “장생의 숲길”

2020. 5. 23. 12:40제주의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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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숲길, 걷기 좋은 길 _ 장생의 숲길. 부모님과 제주여행으로 모시고 다시 와야겠다."

 

열매에 독이 있어 사약으로 사용했다는 천남성이 숲길 곳곳에서 자라고 있었다. 트레킹을 끝내고 나오려던 순간에 만난 천남성 꽃에 하이라이트가 맞춰져 있었다. 순간의 포착인데, 천남성의 오므리고 있는 꽃에 햇빛이 맞춰져 있으니, 등불에 불이 밝혀진 것 같다. 

 


 

제주시내 근처에 위치한 절물자연휴양림과 연결된 "장생의 숲길"은 절물오름 주변을 넓게 한 바퀴 돌아서 나오는 순환형 숲길이다. 절물자연휴양림 주차장에 주차비와 입장료를 지불하고 휴양림 안으로 들어와서 오른쪽으로 쭉 목재데크 따라 걸어가면 장생의 숲길 입구가 있다. 그곳에서부터 3시간에서 4시간이 소요되는 숲길이다. 가파른 오르막이나 바닥이 험한 곳이 없이 야자매트, 흙길로 되어 있어서 정말 힘들지 않게 걸을 수 있는 곳이다. 다만 총 소요시간이 3시간이 넘어가다 보니, 출발하기 전에 간식과 물을 좀 챙겨주고, 틈틈이 휴게공간에서 쉬어주는 게 좋겠다. 

 

 

"흙 그대로의 길이다. 낙엽이 쌓여 푹 시 푹신하기까지 하다. 자연스러운 걸음은 흙으로 흡수되어 발목이나 무릎에 오는 충격이 약하다. 길에 있는 울퉁불퉁한 돌과 송이는 오히려 발을 자극하여 지압 효과까지 낸다. 자연적인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형성되어 있고 길 양쪽으로 각종 식물들이 자라고 있어 기분도 좋으며 쉽게 지루해지지 않고 피곤함도 적다. 숲길을 리듬 있게 걷고 있노라면 발의 지압 효과와 심폐 기능 증진 효과가 생겨 기분도 좋아진다."-관리사무소

 

 

초입부터 흙길이 이어져 있는데, 바닥이 푹신하다 왜 이렇게 푹신하지? 전에 깔아놓았던 야자매트가 삭으면서, 밑에 있던 흙이 올라오면서 뒤 섞여서 푹신해졌다. 참 관절에 무리 없었던 숲길. 제주도는 곶자왈, 한라산 온통 돌바닥이라서 무릎관절에 무리가 올 때가 있는데, 여긴 무릎관절에 부담이 없는 길이다. 

 

 

역시, 제주도 숲길에서 양치식물이 빠질 수 없지. 시작은 낙엽수 가득한 길이다. 

 

 

조금 걸으면 나오는 삼나무 가득한 숲, 바닥은 야자매트가 새로 깔려 있었다. 봄에 삼나무 꽃가루 가득할 때는 무조건 피해야 할 곳. 삼나무는 참 계륵이다. 왜, 누가 삼나무를 선택했나. 여름에는 뜨거운 해를 가려줘서 좋을 테지만, 삼나무 꽃가루 참 싫다. 

 

 

나무가 누워서 자라는 곳. 카메라에 초록빛이 가득하게 나오는 곳. 정말 초록 초록하다. 

 

 

5월이면 만개하는 박새 꽃. 독성을 가지고 있는 식물이라서 조심하게 취급해야 하는 식물인데, 지대가 높은 곳에서 군락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조릿대가 덮어버린 한라산 중산간에서 비집고 살아남은 아이들. 박새. 너란 아이 좀 무섭다. 

 

 

삼나무 밑으로도 조릿대가 가득하다. 조합이 새롭다. 기억 속에 제주에서 이런 조합을 본 적이 없던 거 같은데.

 

 

삼나무와 한라산의 낙엽수 경계면인듯하다. 삼나무가 버티고 있는 숲길을 지나 한라산과 가까워진다. 

 


 

장생의 숲길, 중간에 위치한 휴게공간. 여기에 숨은 보물이 있다. 목재데크로 150미터 정도 연결된 길, 식생이 다른 장소로 산림습원이란 곳이다. 끝에 위치한 전망대에서는 절물오름 정상이 멋지게 봉긋하게 올라와 있다. 

 

 

연중 물기가 마르지 않는 특성으로 인하여 탐방로 주위로는 꽝꽝나무가 주종을 이루며 팥배나무, 때죽나무, 윤노리나무, 솔피나무를 만날 수 있고, 전망대 주변은 토심이 깊고 수분이 많아 벼과의 초본류가 집단 자생하고 있다. 산림습원이란 원만한 지형과 불투성으로 인해 생겨난 곳으로, 특이한 생태적 구조와 다양성을 갖고 있어 산림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중한 산림자원이다. - 관리소

 

벤치에서 간식과 음료 조금 먹으면서 에너지 충전, 안 쪽의 모습을 모르고 지나쳐 가는 등산객들에게 알려주고 싶더라.


 

다시 걷기 시작. 포스팅하다가 자세하게 읽게 된 안내문의 내용이 참 좋다. 정리가 잘되고, 이해가 쏙쏙 되는 안내판.

 

 

장생의 숲길이 끝나가는 길에 들어선 삼거리. 절물오름 주변부로 돌아서 나갈 것이냐, 절물오름 정상을 통해서 나갈 것이냐, 선택의 길이다. 원래의 장생의 숲길 코스는 절물오름 주변을 돌아나가는 것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절물오름 정상으로 올라가서 탁 트인 제주의 모습을 만끽하며 돌아가고 있다. 다만 우리는 장생의 숲길이 처음이라서 원래의 코스대로 오름 주변으로 돌아나갔다. 

 

 

3시간 넘는 트레킹에 온 몸이 지칠만도 했지만, 왠지 모르게 몸이 가벼웠다. 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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