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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을 공부하면서 보아왔던 여러 장소 중에서 담양의 소쇄원 담장이 참 인상적이었다. 막히지 않은 담장, 자연은 그대로 흘러들어올 수 있도록 열어주는 담장. 흔히 생각하는 경계를 구분 짓는, 짙은 담장이 아닌 내원과 외원을 서로 연결할 수 있도록 계곡물은 담장 아래로 흘러 들어올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 다만 이 공간이 사적인 공간이라는 인지만 가능하게 해 줄 뿐 고립된 공간을 만들지 않는다.
일지암을 오르면서 만난 입구도 여기서부터는 다른 장소다라고 알려주는 표식처럼 보였다. 주변의 자연은 전혀 건들지 않고 공간을 구분하기 위해 돌을 거칠게 쌓고, 그 돌무더기 이에 기와 를 몇 장 올리니 이게 대문처럼 보인다.
전라남도 해남에 위치한 대흥사, 두륜산 산자락에 위치한 일지암은 대흥사 초의선사가 세운 암자, 40년 간을 머문 곳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다도를 정립시킨 차문화의 성지로 알려져 있다.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 등과 차를 나누며 차문화의 중흥을 도모하기도 했다고 한다. 한겨울 눈 내리는 풍경을 다시금 떠올릴 수 있었던 사진이다. 그때는 이런 여행 참 즐거웠는데, 사진 한 장을 가지고 있는 것 만으로, 무언가를 배운 거 같고 나중에 이런 감각이 사는데, 일하는데 도움이 될 것만 같았다. 지금은 일반 직장인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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