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자연

한라산_자락에 위치한 관음사_참꽃 만개한 제주 아라동 역사문화탐방로

magnolia-jeju 2020. 5. 22. 23:54
반응형

아라동역사문화탐방로 초입, 관음사에서 시작하는 방향에서 출발하여 계곡을 하나 넘으면 나오는 참꽃나무 군락지. 참꽃이 만개했을 거란 추측으로 주말 오후 늦은 시간이었지만 차를 몰아서 달려갔다. 보름 전에 꽃이 피지 않은 참꽃나무를 보고 이맘때쯤(5월 초) 개화했을 거란 추측 하나만으로 찾아갔다. 

 


 

제주에서 제일 유명한 절이 관음사일듯하다. 한라산 탐방로 이름 중에 관음사코스가 있어서, 어찌 되었든 간에 제주여행 오는 사람은 등산을 목적으로 한다면 특히나 관음사라는 단어는 무조건 들었을 것이다. 입도한 지 10년이 다 되어가는데, 정작 관음사 절에는 처음 가봤다. 관음사코스로 백록담을 오르거나 관음사 야영장에서 캠핑을 한적은 수 번이지만 절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참꽃나무 군락지를 보기 전, 아라동 역사문화탐방로를 들어가기 전 관음사도 살짝 구경했다. 육지의 오래된 사찰과 완전 다른 느낌의 제주 다른 절을 가봤던 터라, 관음사에 대한 기대는 일도 없었다. 다만, 입구에 줄지어 서있는 삼나무길은 사진으로 몇 번 봤던지라, 그 한 장면은 기대했다. 

 

 

부처님 오신 날이 좀 지났지만, 아직 색색깔의 등이 매달려있어서, 원했던 수수한 모습을 담지는 못했지만, 이런 게 절의 모습이려니 했다. 들어가는 길에 있던 작은 불상부터, 관음사 제일 뒤에 있던 수많은 불상을 분양했나 보다. 모든 곳에서 돈 냄새가 나는 이유는 나만인가. 여하튼, 살짝 실망했다.

 

 

관음사 안 왕벚나무 자생지, 고목이 많이 자라고 있다. 봄, 벚꽃이 은은하게 피어날 것 같다. 

 

 

경내 방사탑에 덩굴식물이 타고 올랐다. 뭐지? 담쟁이는 아닌 것 같고, 꽃이 산수국이랑 비슷해 보였는데, 찾아보니 등수국이라고 한다. 처음 보는 등수국과 꽃을 보고, 하나 배워간다. 

 

 

경내 제일 뒤편, 거대한 금불상과 그 뒤로 수많은 작은 불상들. 스케일이 상당히 크다. 옆에 자라고 있는 곰솔이 보호수 레벨로 상당히 큰 나무였는데, 비교해보면 얼마나 큰 공간인지 가늠이 갈 것이다. 

 

 

이 장면도 괜찮다. 석탑과 방사탑, 고목, 범종까지 내가 절에 있다는 느낌이 확실히 들게 해주는 장면의 구성. 관음사에 역사적인 가치가 있는 것은 없지만, 역시 한라산 자락에 있다는 위치적인 장점은 크다. 그런데, 인근의 천왕사의 모습보다는 땅을 이해하고 공간을 사용하는 센스는 부족해 보인다. 

 

 


절 구경 끝내고 참꽃나무 군락지로 향한다. 지난밤 비가 살짝 왔지만, 계곡에 물이 흐를 정도로, 내가 터질 정도는 아니라서 완전히 말라 있었던 계곡을 가볍게 넘어 흙길로 들어간다. 

 

 

엇. 참꽃나무 꽃이 피긴 했는데, 기대했던 만큼 꽃이 가득 피어있지 않아서 당혹스러웠다. 왜 꽃이 몇 송이 안 달렸지? 일단 숲길로 더 들어가 본다. 

 

 

조금 더 들어가니, 이제야 만개한 참꽃나무들이 발견된다. 키가 큰 참꽃들이라서, 내 키 위로 연분홍빛 꽃들이 가득하다. 

 

참꽃나무 꽃의 오묘한 아름다움을 알아갈 수 있는 기분 좋은 봄이다. 

 


번외로, 길 옆으로 고사리 밭이 있더라. 가시덤불과 마른 억새풀 사이에 튼실한 고사리가 올라오고 있더라. 지난밤 비가 와서 고사리가 올라오기 딱 좋은 환경이었을 것이다. 혹시라도 내년에 고사리 끊으러 갈라치면 관음사로 와야겠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