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중국 상하이와 쑤저우를 찾았다. 상하이는 2년 만이고, 쑤저우는 대학교 배낭여행 이후 14년 만이다. 상해는 똑같았지만, 소주는 많이 변했다. 14년 전 소주는 구도심(유적지 주변)이 전부였던 것 같은데, 지금은 거대한 신도심이 생겨서 가이드의 말처럼 경제 중심지가 돼가고 있었다. 삼성전자도 소주에 공장이 있다고 하니. 일단 여행 일정은 3박 4일. 목요일 밤에 도착해서 일요일 점심에 돌아오는 일정이어서 실제 여행은 상해 1일, 소주 1일이었다.
상해 도착하자마자 찾은 곳은 호텔. 상해 초 중심가인 난징루 바로 옆에 위치한 Guxiang Hotel Shanahai.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호텔 치고는 가격 저렴하고, 객실 청결 상태가 괜찮았다.
구글맵보다는 아이폰 맵이 더 쓰기 좋더라. 구글에서는 다른 장소를 가리켜서 아이폰 맵으로 찾았다.
딱 중국스타일, 연식이 느껴지는 내부다.
그래도 객실이 넓고 욕실도 괜찮아서 만족했다. 객실 창문에서 바라본 상해 아파트 모습에 숨이 꽉 막혀온다. 홍콩 저리 가라. 호텔 정면 뷰는 난징루라서 좋을듯한데, 우린 저렴한 방이라서 이런 숨 막히는 광경을 볼 수밖에 없었다. 객실 창문에서 본 상해 아파트. 집값이 꽤 높은 곳이다.
첫날은 늦게 도착했으니, 야식을 먹어야지. 늦은 밤에 나와도 시내 중심가라서 영업 중인 상점이 많았다. 이왕 여행 왔으니 야외에 자리가 있는 식당을 골라 앉았는데, 생각지 않게 맛집이었다.
여기 맛집이다. 가격은 좀 비싸지만. 스텔라 생맥주가 우리 돈 8천 원이 넘었다. 하지만 생각했던 생맥주가 아녔습니다. 역시 생맥주는 일본.
이것저것 시켜 먹었는데 라자냐, 피자, 햄버거, 피시 앤 칩스 모두 괜찮았는데, 그중에 라자냐와 피자 강추.
역시 중국. 늦은 시간 장기판이 벌어져 있었다. 나도 장기 좋아하는데, 구경하고 싶었지만, 살짝 돈내기 삘이어서 패스.
아직 중국은 흡연이 자유로운 나라. 비흡연자에게는 너무 괴로운 나라다.
다음 날 하루는 상해 전일 투어. “예원 - 티엔즈팡 -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 - 신천지 - 난징루 - 와이탄” 순서 여행이다.
아침 일찍 호텔 조식이 없는 관계로 예원을 일찍 찾았다. 아침을 간단하게 먹기 위해.
예원에 도착해서 아침을 먹었다. 완탕면 한 그릇 깔끔하게 먹어주고 하루 시작. 나이가 들수록 중국 음식이 나쁘지 않다.
여기도 몇 번 왔다고 익숙하다. 그래도 그동안 놓친 장면이, 공간이 있을 것 같아서 열심히 둘러본다. 이번에는 하늘, 위를 많이 올려다봤다. 중국 옛 건물의 처마와 잡상이 다양하게 보이더라. 처마 끝이 하늘을 찌르듯 올라간 건 익숙한 모습이었지만 잡상의 종류가 정말 다양하더라.
매표소도 옛 건물 스타일로 만들었고, 코끼리 잡상이 올라간 건물도 있다.
잡상 없이 깔끔하게 생긴 처마는 역시 푸른 나뭇잎과 함께하니 좋더라.
등나무와 정성이 보이는 바닥포장. 정성을 많이 들인 정원이다. 흰 벽 곳곳에 부조가 박혀있고, 창문 하나도 그냥 뚫지는 않았다. 그중에 가장 눈에 들어온 건 용이 올라간 담장이다. 집주인이은 황제의 용과 다르게 하기 위해, 역적으로 몰리지 않기 위해 발가락 개수를 갈리 했다고 한다.
담장에 용이 꿈틀거리고 있는 모습. 주인의 부가 느껴진다. 어찌 관리를 하면서 이런 큰 부를 축적할 수 있었을까? 비리?ㅋ 여의주를 물고 있는 용 밑에 두꺼비가 있는데, 집주인 자신이 용의 침을 받아먹는(황제의 침이라도?) 그런 신하임을 표현했다고 하는데, 하나의 썰 이겠지만 듣고 보니 재밌는 조각이다.
굴곡진 담장과 굴곡진 상단. 조형이 특이하고 자연 속에 들어가 있는 느낌이다. 역시 공간은 사람이 있어야 쉽게 이해된다.
우리 궁궐처럼 여기도 중국 전통의상 입고 들어오는 사람들이 꽤 있더라. 원색을 사랑하는 분들이 많은 건 문화의 차이겠지요. 물과 물고기를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아이들. 곡교에 난간이 없어서 난 살짝 불안함을 느껴 후다닥 패스.
오래된 조형물 안에 돌 구슬이 들어가 있는데, 절대 빼지 못한다. 근데 어떻게 만들었을까? 입을 깎아 들어갈 때 돌 구슬도 함께 만들었나 보다.
예원을 나와 조금만 걸으면 또 다른 중국의 모습이다. 황푸강 건너로 솟은 고층 빌딩과 옛 모습의 예원과 다른 재개발 예정구역. 아직 몇 집에는 사람이 있지만 대부분의 집이 이주를 마쳤고, 들어가지 못하게 문, 창을 벽돌로 막아놨다.
아직 이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중국 스타일로 거리에 빨래를 말리고 있다. 이제 이 모습도 익숙하다.
자전거를 수리하시는 두 노인과 점심 준비하시는 부인. 몇 년 전만 해도 이런 모습이 흔했을 텐데, 여기도 땅 값이 올라가면서 사라지는 것 같다. 자전거 주인 할아버지의 개인 휴게장소 같다. 새장 안에 귀여운 새도 있고, 안락한 의자도 있는 개인 휴게소. 작은 상점도 이제 곧 문 닫아야 할 것 같다.
다음 장소는 티엔지 팡. 예술인 거리라는데, 우리 인사동 거리와 비슷하다는데, 딱 그런 것 같다. 우리처럼 인기 많아서 이상하게 변해버린 것 같다. 그냥 먹자골목으로 보인다. 그래도 골목골목 재밌는 게 있을 수도 있으니... 열심히 둘러봤다. 그냥 한 시간 구경거리로 좋다. 어디를 봐도 예술인은 없는 예술인 거리.
출입구 건너편 백화점에 위치한 카페. 체인인데 커피 맛이 좀 괜찮았다. 티엔즈팡 입구는 홍등으로 가득.
인테리어가 특이한 상점도 몇 있어서 살짝 구경하기에 좋다. 진짜 딱 한 시간 구경하고 끝인 것 같은 이 동네도 2년 전하고도 많이 다른, 젠트리피케이션이 생각나는 그런 동네다.
다음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 내부 촬영은 금지. 2년 전 보다 관리가 잘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매표소 직원과 안내원, 비닐 신발, 결정적으로 둘러보고 나오는 공간에서 중국 기념품을 팔고 있지 않아서 좋았다.
플라타너스와 포도넝쿨로 청량하다.
상해, 항주가 봤으니, 다음은 충칭인가. 주택가라서 임시정부 바로 건너편에는 상해인 일상생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다음은 신천지. 여긴 그냥 임시정부청사 옆이라 쓱 지나갔다. 뭐라도 먹을라 했지만, 사람도 많고 낮 술은 좀 무리라 그냥 지나쳐 갔다.
나무 그늘 아래에 사람들 바글바글하다. 중국 쉑쉑은 어떨지 궁금했으나 패스.
여긴 참 조형물은 잘 만드는 것 같다. 중국스럽지만 느낌 있는. 몇 년 전에 출장으로 왔을 때는 저녁에 신천지에서 맥주 한 잔 했었는데, 분위기 참 괜찮았었다.
호텔에서 잠시 쉬었다가 이 날의 마지막 코스 난징루-와이탄으로 나섰다.
애플스토어 앞으로 삼성이 매장을 준비 중이다. 물론 화웨이 매장이 제일 많았지만. 가이드는 미국의 화웨이 공격으로 애플 구매가 줄었다고 하지만, 젊은 사람들은 죄다 애플스토어에 있는 것 같았다. 6월 날씨 참 좋았다. 비가 저녁에 살짝씩 오더니 아침, 낮에는 많이 덥지도 않고. 난징루 따라서 쭉 걸으면, 밤에는 사람들이 가는 방향으로 휩쓸려 가다 보면 황포강이 나온다. 황포강에 고층 빌딩이 밀집한 구역을 와이탄이라고 하는데 그 구역 고층 빌딩 야경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이 찾는다. 우리도 비집고 들어가 사진 한 컷.
난 개인적으로 야경에 특별한 감흥은 없는데, 많은 사람들은 좋아라 한다.
상해 1일 투어 끝. 내일은 소주(쑤저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