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주(쑤저우)를 14년 만에 다시 찾았다. 상해에서 고속열차를 이용하면 가깝다고 하는데, 차를 이용해도 멀지 않았다. 많은 기대가 없었던 쑤저우이지만, 옛 여행을 기억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설레게 했다.
숙소는 호텔 쏘울 쑤저우.(Hotel Soul Suzhou). 내부를 리모델링 한 호텔인데 가격 대비 완전 만족했다. 아침 조식도 만족했던 호텔이었다. 중국 여행에서 구글맵은 멍청이. 사진도 별로 없고, 고객평도 없어서 믿고 쓰기가 어렵다. 내부는 젊은? 느낌으로 리모델링한 것 같다. 공간이 넓고. 다만 여기도 뷰는 없다. 창문을 열면 주택과 마주한다. 조식 메뉴를 못 찍었는데, 특이한 점은 식당 티비에 탁구 경기가 나오더라. 아침에 탁구 경기를 자연스럽게 볼 수 있는 나라가 중국 말고 또 있을까? 역시 탁구는 중국이다.
첫 관광지는 졸정원이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는 중국 대표 문화재, 정원이다. 졸장부 정치를 하는... 그런 “졸정” 졸~~~정원이 아닌 졸정~~ 원이다. 옛 기억이 떠오를 것 같았는데, 왜 하나도 기억이 안 났는지, 왜 그렇게 사람이 많은지, 또 왜 그렇게 볼만한 장면이 없는지, 나만 그런가?
졸정원 앞으로 늘어선 상가에서 이것저것 먹을걸 판다. 와~ 플라타너스 나무기둥에 머리 찧을까봐 안내판을 붙여놨네. 입장하고 나니, 이건 뭐 상하이의 예원과는 완전 다른, 그냥 큰 공원이었다. 디테일이 아쉽지만 큰돈 내고 들어가는(예약 필수) 공원인데, 사람 많아서 제대로 못 쉬는 곳이다.
쑤저우 시내도 수로가 갈라져 있어서 물은 쉽게 볼 수 있다. 다만 졸정원은 자연하천 모양이고, 소주 시내는 인공 수로다.
날이 살짝 더우니 물 주변으로, 회랑 아래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앉을 곳이 없을 정도로 중국인들에게 명소다.
아~ 14년전 내 기억으로는 옛 모습이 많이 남은 괜찮은 도시였는데, 왜 이렇게 매력이 없는 것일까? 지난 항주 여행 때 들른 우전은 훌륭한 관광도시였다. 산탕지에, 산 탕제를 못 갔지만 그래도 마을 안쪽까지 연결된 수로에까지 관광 배가 들어오더라. 졸정원은 아쉬움 그 자체였다. 기억 속에 있던 쑤저우는 이 모습이 아닌데...
다음은 호구탑. 중국의 피사의 사탑으로 불리는 호구탑은 살짝 기울어져있다. 탑의 모습이나 디테일이 훌륭한 것 같지는 않은데, 기울어져있다는 것만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관광지가 된듯하다. 이 주변으로는 전부 재개발이 되고 있는 듯하다. 14년 전은 전부 숲이었던 것 같은데, 싹 다 밀어버린 것 같다.
입구에서도 멀리 호구탑이 보인다.
수로를 건넌다. 여기 수로에서도 뱃놀이가 가능하다. 이렇게 보면 참 한적한데. 짠내투어에도 나왔던 호구탑인데, 여러 가지 전설? 이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는 관광지인데, 갈수록 중국의 역사와 이야기에 믿음이 가질 않는다.
호구탑은 옛 기억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이야기가 많은 곳이라서 그런지 공간의 장면 장면이 기억에 남아있었다. 삼천 개의 보검이 묻혀있다는 검지. 10분쯤 걸어서 정상으로 올라오니, 호구탑이 딱하니 있다. 앞서 이야기했듯 기울어진 것 말고는 뭐 없다.
호구탑을 배경으로 다들 사진 한 컷 찍고, 마음 가볍게 뒤도 안돌아 보고 내려온다.
밖으로 나가는 통로 하나 건졌다.
쑤저우에서 제일 좋았던 기억은 훠거 맛집을 발견했다는 거. 우리나라에도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백번 말한 그 식당. “Xiao Long Kan Hotpot” 인터넷 찾아보면 싱가폴 체인인 것 같기도 하고. 구글맵 검색은 싱가포르로 검색이 된다. 훠거 좋아하시는 분에게 정말 강추 하고 싶은 깔끔하고 맛있는 식당이다. 직원들 무지 친절하고. 무엇보다 깨끗해서 좋다.
주방 모습이 화면으로 보인다. 믿고 먹으라는 것 같다.
내부 인테리어도 중국스럽고 좋다.
이것저것 먹느라 사진이 별로 없는데, 천엽이 쫄깃하니 맛있었고, 황소개구리는 별미 ㅋㅋㅋ 비주얼은 놉. 기본으로 나오는 소스가 짱 맛. 고수 못 먹는 사람은 비추. 훠거를 배부르게 맛있게 먹고 기분 좋게 다음 관광지로 옮겼다.
진지호수에서 맥주 한 잔 하고 수변 산책로를 걸어서 한국인이 많이 살고 있다는 곳을 찾았다. 이 날 U-20 결승이 열리던 날이라 호프집에서 축구 응원을 했다.
호수 주변으로 집 값 참 비쌀거 같다. 호수 주변으로 대관람차도 보인다. 인공호수에 있을 건 다 있네. 참 중국은 특이한 건물이 많아. 멀리 랜드마크 처럼 보이는 건물들.
축구 응원 때문에 12시가 넘은 시간까지 많은 한국인과 함께 맥주와 함께 응원. 밍밍한 축구 관람이었지만, 중국에서 축구 결승을 보게 될 줄이야.
간판도 한국말이다. 로얄당구장. ㅋ 아쉽게 졌지만, 그래도 잘했다. 이걸로 쑤저우 관광 끝. 당일치기 관광이 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