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옛 기억을 떠올리며. 그때는 FM2라는 카메라로 열심히 찍어대서 인화비용이 상당했었는데. 처음으로 해외여행이란 거, 배 타고 고생 고생하면서 중국으로... 배 타고 인천에서 청도로, 기차 타고 청도에서 북경으로, 기차 타고 항주로, 택시 타고 소주로, 기차 타고 상하이로, 상하이에서 다시 청도로!! 조경을 공부하면서 제일 재밌었던 조경사 여행. 여행 일정에 살짝 끼어있던 중국 정원답사 덕분에 조경일 하면서 중국 조경에 대해 지금까지 아는 척 좀 할 수 있었다.
청도에서 베이징. 글을 쓰다 보니 생각났다. 늦은 시간 도착한 청도, 밤을 보내야 할 숙소까지 가기 위해 택시를 타야 하는데 중국에 대한 안 좋은 많은 소문 때문에 어디 팔려가는 거 아닌가 하고 고르지 못하고 있을 때, 선해 보이는 택시기사가 호객행위도 하지 않고 저 멀리 있길래, 주저 없이 택시에 올랐다. 그렇게 첫 해외여행, 중국 땅에서의 생활을 시작했다. 다음날 기차 타고 도착한 베이징, 자금성. 와~ 사람 참 많다. 정말 많은 중국인이 놀러 왔더라. 크기에 놀란 자금성, 더위에 더 놀라고, 사람에 더 놀라고, 투박함에 또 놀라고, 주변 상권에 또 놀라고. 첫 중국의 이미지는 그랬다.
베이징에서 머물던 날, 근교 관광을 했다. 만리장성과 용경협(룽칭샤)에서 현지인과 함께 관광을 즐기면서 찍었던 여름날. 엄청 더웠던 만큼 정신이 혼미해서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만리장성과 용경협의 곡예 관람. 정말 끝이 없었던 만리장성은 여행 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않으면 큰일 날 곳인 것 같다.
베이징에서 지인의 도움으로 만리장성에 용경협, 경극까지 구경했다.
베이징에서 항주로 기차타고 이동. 하루를 침대칸에서 자면서 이동한 그 시간, 물론 에어컨 없는 찜통더위의 기차 안에서 익숙하게 장기를 두고 있던 현지인들을 보면서 찰칵.
항주에서 내려서 항주를 돌아본다. 깨끗한 항주를 보면서, 중국에 대한 이미지가 바뀐다.
소주에 택시를 타고 내리니, 어린 집시들이 너무 많았던 2005년. 지금은 확 뒤집어진 소주시는 옛 모습을 기억 못 할 정도로 바뀌어 있는데, 그때만 해도 운하 주변으로 실제 거주하고 있던 주민들의 생활 모습을 정겹게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운하에서 배도 탔구나.
졸정원, 사자림도 봤는데, 여행이 지쳐가는 시점이라 어디가 어딘지 기억이 안 난다.
소주의 호구탑까지 관람하고 상해로 건너가 예원을 마지막으로 중국 정원 답사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