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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살면서 딱 두 번 올라가 본 한라산 정상 백록담. 성판악으로 한 번, 관음사로 한 번. 역시나 백록담을 온전히 볼 수 있는 날씨를 쉽게 허락하지 않기 때문에 두 번 중 한 번, 성판악으로 오른 한여름 등산에서 온전한 백록담 분화구를 볼 수 있었다. 항상 한라산 정상은 무리라고 생각하여 윗세오름까지만 가는 어리목, 영실코스만 왔다 갔다. 백록담은 물이 말라 있었지만, 물 길이 보인다. 백록담에 물이 찬 모습을, 맑은 날의 모습을 언젠가 볼 수 있겠지. 백록담의 멋들어진 풍경은 이미 사진으로 많이 보았기에 큰 실망은 없었지만, 그래도 살면서 몇 번이나 와보겠는가. 여름의 한라산을 클리어했으니, 앞으로는 단풍의 설경의 백록담을 도전해봐야겠다.
성판악으로 올라가는 길은 하루를 온전히 투자해야겠다는 여유 있는 마음으로 올라가야 한다. 항상 산이란 오르는 게 끝이 아니라 지겹도록 끝이 없는 내리막 길이 기다리고 있더라. 성판악도 아침 일찍 출발하여 올라가더라도 대피소에서 가벼운 점심을 먹고 정상을 찍고 내려오더라도 오후 3, 4시는 넘어야 출발점으로 도착할 수 있으니까.
관음사코스로 백록담 정상에 올랐을때는 안개가 너무 많이 껴 앞이 보이지 않았다. 사진을 남길 여력도 없었을뿐더러, 앞이 보이지 않고, 지저분하게 깔린 조릿대에 살짝 실망했던 터라 그런 것 같다. 아쉬운 마음에 삼각봉 사진만 올려본다. 삼각봉에서만 해도 백록담이 구름 살짝 꼈을 정도로 예상했지만, 웬걸 안개에 갇혀서 한 치 앞도 안보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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