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4. 14:34ㆍ제주의 관광 & 커피 & 밥집
제주도에 살면서 못해 본 경험을 요즘 하고 있다. 10년을 넘게 살면서 제주도에 있는 호텔, 리조트 등에서 묶어 볼 일이 많이 없었는데, 아이를 키우면서는 주말에 기회가 된다면 괜찮다는 숙소를 하나 잡아서 여행 기분을 내보고 있다. 지난번 부모님 방문 때 서귀포에서 점심 먹으면서 관광하다가, 지나가는 길에 금호리조트가 보여서 급 숙박을 결정하고 저렴하게 현장결제를 하고 즐거운 1박을 보냈던 경험 이후에 차 트렁크에 아이를 위한 캐리어 하나 챙겨서 마음만 당기면 하룻밤 정도는 외박을 하려 한다. 지난 주말은 오랜만에 날씨가 좋아서, 서귀포로 나들이를 가기로 했다. 서귀포 봄햇살을 기대하면서 외식도 할 겸. 아내가 아침 일찍 치과가 예약되어 있어서 나갈 준비를 하는 중에 항상 만실이었던 더본호텔에 객실이 하나 비어있었다. 조식포함 14만 3천 원으로 특가가 올라왔길래, 이때다 싶어서 예약완료. 1시간 만에 캐리어에 짐 싸고 치과로 출발했다. 치과에 갔다가 점심은 서귀포에서 먹기로 하고, 영어교육도시와 신화역사공원 인근 파스타집을 찾아봤다. 제주신화월드 안에 이탈리아 베로나 출신 셰프가 만들어주는 이탈리안레스토랑이 얼마 전에 오픈했다길래, 이것저것 검색해 보니,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기념일에 마음먹고 가기로 하고 다시 유턴~ 아이도 차에서 잠이 들어버려서 그냥 중문관광단지 초입에 있는 맥도널드에서 햄버거를 포장해서 바다 보이는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
제주시에서는 드라이브쓰루로 햄버거를 먹을 때는 바다가 보이는 함덕해수욕장의 주차장을 자주 이용했는데, 중문관광단지에는 그런 장소를 알고 있지 않아서 한 바퀴 돌아보다가, 바닷가 근처 작은 포구로 내려가 주차를 했다. 어촌계 건물이 있는, 해녀식당이 있는 곳까지 내려갔는데, 바다 바로 앞 주차장은 테트라포트가 높게 쌓여있어서 바다조방은 안 돼서, 포구에 갇힌 바닷물을 보면서 햄버거 한 입 했다.
더본호텔은 3시 체크인시간 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다. 우리 외에도 로비에서 기다리는 팀이 몇 있었는데, 진짜 3시가 돼야 체크인이 가능했다. 당연한 일이지만. 바다전망으로 방을 배정받고 객실로 들어가면서 느낀 점을 남겨본다.
1. 정리가 잘 되어 있다. 욕실도 넓고 괜찮다.
2. 서귀포 앞바다가 바로 앞은 아니지만, 잘 보인다.
3. 침대가 큰 거, 작은 게 있어서 아이가 있는 3인 가족에게 좋다.
4. 사전에 침대 가드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미리 설치가 되어있어서 첫인상이 좋았다.
5. 체크인 시 제공받은 식당 할인쿠폰이 쏠쏠하다. 20%까지 할인받을 수 있으니, 한 번은 이용할 만하다.
6. (참고사항) 역시 아이와는 호텔 카펫은 안 맞다. 리조트 방바닥이 놀기에도 좋고 위생에도 좋다는 걸 느꼈다.
7. (참고사항) 침대 가드가 있는 창문 쪽 천장에 냉난방기가 설치되어 있어서 아이가 그쪽에서 잔다면 조심해야 한다.
집에는 전화기가 없어서 그런지, 어디 놀러 갈 때마다 아이는 진짜 전화기로 장난을 친다. 혹시나 전화가 걸릴까 봐 선을 뽑아버리고, 다음날 체크아웃 때 다시 원상태로 돌려놓는다. 아이는 선을 뽑은 걸 귀신같이 알아챈다. 그다음부터는 흥미 놉.
겨울이 지나가고 있는 제주도의 오후 3시 나른한 햇살이 방을 비추고 있었다. 낮잠 한 숨 자고 싶을 정도로 포근했다.
저녁은 호텔 내부에 위치한 "본가"에서 전복고사리 돌솥비빔밥(아이가 요즘 고사리를 좋아한다.) 갈빗살, 양념안창살을 시켜서 먹었다. 20% 할인 쿠폰이 있어서 부담 없이 고기도 먹고, 밥도 먹고 좋았다. 할인쿠폰이 없었으면, 부담될 가격이었겠지만, 투숙객 대상으로 나눠주는 쿠폰(주변에 위치한 식당들)이 쓸만했다. 사용기간도 남아있어서, 다른 고깃집과 횟집 할인쿠폰은 챙겨 왔다. 기회 되면 또 가야겠다. 숯불에 소고기는 역시 맛있지만, 아이와 함께여서 사진 찍을 틈이 없었네. 아침은 호텔 탐모라에서 조식을 이용했지만, 역시 아이와 함께하는 외식에서 사진은 사치다. 정신없이 아이를 챙겨야 하니. 조식 이후에 백다방에서 모닝커피를. 이것도 투숙객 쿠폰이었다. 아, 여기 정말 가성비 갑인 호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