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 스테이크를 즐겨 먹지는 않지만, 온누리 상품권이 생길 때마다, 서문시장 정육점에 가서 스테이크용 채끝살과 등심을 큼지막하게 잘라온다. 항상 두껍게 잘라온 소고기를 어떻게 구워야 맛있을까를 고민하던 중, 리버스시어링이란 방식을 티비 예능에서 보게 됐다. 시어링이란 단어를 대충 알고 있었는데, 리버스는 도대체 뭐야? 뜨거운 프라이팬에 치익~치익~ 고기 표면을 바싹하게 굽고, 중 약불로 고기 속을 익히는 방식은 항상 써왔던 방식인데, 여기서 고기 속을 원하는 상태인 미디엄으로 굽는 걸 감각으로 정하고 있어서, 스테이크를 구울 때마다 굽기 정도가 달랐다. 조리용 온도계를 사용해도 되겠지만, 기름 튀고, 뜨거운 프라이팬 옆에서 온도계 꼽고, 막 그럴 여유가 없었다. 그런데, 집에 있는 에어프라이어로 소고기를 저온(100도 정도)으로 20~30분간 고르게 익혀준 다음에(조리용 온도계를 고기에 꼽고 원하는 굽기 상태를 만들면 됨) 달군 프라이팬에 앞, 뒷면 30초씩 치익~ 치익~ 버터와 함께 해주면 너무 간단하게, 기름도 많이 안 튀고 스테이크를 해 먹을 수 있다. 단 시간이 조금 걸린다는 단점이 있는데, 이 정도야 맛있는 스테이크를 먹기 위해 감내할 정도다. (버터 많이 들어간 크루아상을 스테이크에 곁들여 먹어봤는데, 맛있었음)
전날 가볍게 오일과 소금, 허브를 뿌려놓은 두꺼운 소고기 한 덩이를 100도로 맞춘 에어프라이어에 30분 정도 익혀주고, 구운 야채와 단호박, 크루아상 반쪽, 음료는 오렌지주스. 아, 궁합이 좋다. 돈마호크와 양갈비도 도 같은 방식으로 도전해봤는데, 고기를 잘못산 건지 맛이 별로. 그냥 소고기가 맛있는 걸로. 양고기 때문에 구매한 쯔란은 어디다 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