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7. 19. 18:33ㆍ세계여행
이탈리아 여행의 마지막 장소는 돌로 미티, 돌로마이트(Dolomiti). 생소하게 들릴 수 있는 장소인데, 렌터카 없이는 여행하기 어려운 산악지대다. 많은 사람들이 베니스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오는데, 우린 베로나를 거쳐서 들어왔고, 3박 4일이라는 긴 시간을 할애했다. 코르티나담페초라는 마을이 여기서 나름 큰 마을이라서 숙박시설이 많이 몰려있다. 우리는 십분 정도 떨어진 숙소를 잡았다. 코르티나담페초에는 대형 마트도 있고 상점도 많이 있어서 동네 구경도 가능한 곳인데, 우리가 여행을 계획할 때(여행 5개월 전) 괜찮은 숙소를 찾았는데, 예약할 수가 없었다. 숙소 주인이 여름휴가를 간다고 운영을 안 한다는 거다. 미리미리 계획하세요. 유럽 사람들에게 겨울은 스키장으로 유명하고, 여름은 트레킹, 캠핑으로 유명한 곳이 돌로 미티다. 우린 여름이라서 트레킹 위주의 계획이다.
베로나에서 출발해 코르티나담페초 까지 가는 길에 관광지는 두 곳을 들렀다. 우선 고속도로 휴게소. 휴게소에서도 에스프레소가 빠질 수 없다. 우린 1일 1 에스프레소 실천 중. 이탈리아 여행 후 왜 에스프레소를 마시는지 알게 된 것 같다.


고속도로 커피도 맛있다. 서서 먹으면 현지인 느낌이 난다. 핸드레일도 느낌 있는 이탈리아. 무시하지 말자.
첫 일정은 카레다 호수(Carezza).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사진만 봐도 황홀하다. 돌로마이트는 백운암을 뜻하는 용어인데, 이곳이 백운암으로 형성된 지형이라서 지역 이름을 그렇게 부르는 것 같다. 백운암과 물이 만나면 이런 색이 나오는 건지 모르겠지만, 물 색이 환상적이다. Lake of Carezza

호수 옆 상점 건물의 다자인이 독특하다. 목재가 많은 동네라서 건축재료에 목재를 많이 사용한 것 같다. 이탈리아 북부는 독일과 접해 있어서, 많은 독일인들이 여행을 온다. 식당에 독일어도 가득이다.

호수로 내려가는 지하 통로다. 아무래도 여기 건축 디자인 공모한 것 같다. 뭔가 색다르게 지으려고, 지역적인 특성을 살리려고 노력한 흔적이 있다.

전망대가 보인다. 물빛이 살짝 보이는데, 기대된다. 호수 주변으로 산책로가 있어서 20분 정도 걸을 수 있다. 기분 좋게, 상쾌한 공기 마시며 산보.

해발 3,000m가 넘는 커다란 산맥이 숲 뒤로 펼쳐진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였지만, 감동은 가득이었다.

호수에 투영되는 나무의 모습도 멋지다. 6월이라고 하지만 산악지대 날씨 무시하지 마라! 엄청 춥다. 우린 상점에서 급하게 메이드 인 차이나 패딩 구입했다. 6월까지는 비 오는 날에는 패딩이 필요하다. 카레다 호수에서의 감동을 안고, 다음 장소로 이동. 산악지대라서 구불구불. 제주도 516도로 저리 가라다. 숙소에 가기 전에 다들 속이 안 좋다. 구불구불 도로 때문에 멀미가 심했다. 잠깐 휴식. 도로 갓길에 잠시 주차. 스위스 여행 한 적 없는데, 여기도 스위스 알프스 못지않을 것 같다.

살면서 이런 경관 처음이다. 그래도 케이블카 타고 어디든 한 곳은 가야 하니까, 동네 마트에 갔다가 주민들에게 물어봤다. 지금 시간에 케이블카 운행하는 곳이 있는지. 운 좋게 주민들은 알고 있었다. 운행하는 곳을.
곤돌라, 케이블카 승강장으로 가서 왕복표를 끊었다. 처음에는 기대를 많이 안 했는데. Funivia Campitello - Col Rodella

비수기. 곤돌라, 케이블카에 우리와 노부부, 운전사뿐. 정상은 콜 오델라. 유명한 스키장인 것 같다. Col Rodella. 정상에서 바라보는 산은, Plattkofel

아직도 눈이 녹지 않은 곳. 스키시즌 최고겠는데.

"왜 돌로 마이티에 오는지 알겠다. 풍경이 비현실적이잖아."

우리와 함께 올라왔던 노부부와 댕댕이. 나도 노후를 저렇게 보내고 싶다. 미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노부부. 감사합니다. 산 밑에 마을이 있다. 뭐 먹고살았을까. 다리 디자인도 카메라를 들게 한다. 지역과 어울리는 멋.

디자인 참 별거 없을듯한데, 우린 갈 길이 멀다. 다시 이동. 다시 멀미. 다시 휴식. 그냥 큼직한 마을에서 잠깐 쉬었다 간다. 유럽은 유럽이다. 동네 교회도 느낌 있다. 알베르토가 유년시절 방학 한 달을 보냈다는 돌로 마이티는 그럴만하다. 여유 있게, 오래도록 즐기고 싶은 그런 곳이다. Arabba

구름 낀 날씨에도 분위기가 좋다. 풍경에 물소리가 더해지니 감정이 풍부해진다.
드디어 숙소 도착. 숙소는 호*그 닷컴에서 예약했고, 나름 숙소 앞에 호수(난 저류지라고 하고 싶지만), 산책로, 놀이터가 있어서 나름 괜찮은 곳이었다. Chalet Al Lago

오전에 비가 오더니 오후에는 구름이 산에 걸쳐있다.

집에 가는 길에 다시 찍은 전경. 구름 꼈을 때가 더 멋있는 듯.

산악지대라서 날씨도 쉽게 바뀌는 것 같다.


숙소로 들어가는 회랑. 레스토랑 직원들의 휴게 잡담 장소와 겹쳐, 우리에게 니하오~ 곤니치와~ 이러고 있다. 무시. 숙소 내부는 호텔 같지는 않아도 둘이 쓰기에는 좋았다. 6월에 난방 모드로 자야 하는 산동네.

호수 주변 놀이시설. 간이 짚라인 같은 거라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아이들이 돌아간 후 우리도 신나게.


숙소는 레스토랑과 겸업을 하고 있다. 그 앞에 호수. 숙소 앞 호수는 옆 계곡물을 끌어와서 물을 저장한다. 그래서인지 녹조가 끼어있더라. 오리 가족도 귀엽게 뒤뚱뒤뚱. 비 오는 날이라 왕 달팽이도 산책로에 보이고.


마을 사람들이 이용하는 것 같은 잔디구장과, 도로 곳곳에 놓인 십자가.


산맥의 백운암의 영향으로 계곡에 흐르는 물도 색이 다르다. 이탈리아는 트럭도 멋있네. 빨간색 트럭이 눈길을 끈다. 계곡에 흐르는 물을 호수까지 관을 연결해 공급하는 것 같다.


이런 곳에서 맥주가 빠질 수 없지. 기온이 살짝 낮았지만, 맥주 맛은 좋았다. 아침에 혼자 동네 산책.

같은 곳도 시간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동네 산책도 즐겁다. 정말 한 달 동안 살아봐도 좋겠다. 동네에서 놀다가 한 번씩 캠핑 가고.
코르티나담페초 마을 구경. 유럽 부자들이 많이 온다고 해서, 특히나 스키시즌에, 그래서 아우디 신형 광고도 하는 것 같다. 마을에 대여섯 대를 곳곳에 전시해놓았다. 실제 돌로 마이티 도로를 운전하다 보면 비싼 차 진짜 많았다. 바이크 여행자도 많았고.

차를 이렇게 광고하는 건 처음이다. 마트에서 와인과 햄 등 이것저것 사서 숙소에서 조리해 먹었다. 우리에겐 라면 포트가 있으니까.



DOCG, DOC 모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가격. 좋음. 맛도.

산퀴리코 도로 차 레스토랑에서 배운 코르크 매달기 스킬 실천.


동네에는 꽃도 있다. 많지는 않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