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름 숲길.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걷기는 참 힘들다. 그래서 사람들은 나무 그늘 아래에서 걷기 위해 울창한 숲을 찾는다. 제주도에 울창한 숲은 많은데, 그중에 여름에 걷기 좋은 숲길은 바로 여기, 서귀포자연휴양림인 것 같다. 중산간에 위치해서 습도가 높지 않고, 기온도 낮아서 현지인지 많이 찾는 숲길이다. 여름에는 물놀이장, 캠핑장으로 피서객이 가득한 이 곳은 올해는 코로나 영향으로 6월 현재, 아직은 한산하다.
"6월 첫째주에 찾은 서귀포자연휴양림은 때죽나무 꽃비가 내리고 있었다."
서귀포자연휴양림 전체 배치도, 지도다. 한라산 백록담이 보이는 항공사진에 길을 표시했는데, 한눈에 보이도록 잘 만들었다. 현재 생태관찰로는 데크공사로 잠시 폐쇄된 상태라서 건강산책로를 따라 편백숲야영장까지 걸어갔다 다시 돌아오거나, 건강산책로에서 법정악전망대까지 올라갔다 돌아 나오는 코스가 가능하다. 힘들지 않게 왕복으로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그리고 외곽으로 크게 돌 수 있는데, 이건 마음먹고 가야 한다. 우린 차량으로 순환로를 따라 20분 정도 둘러보고 나갔다. 차량 순환로는 일방통행 길이니 한 번 들어가면 무조건 한 바퀴 돌아야 한다.
우리가 택한 산책코스는 건강산책로-법정악전망대을 왕복 해서 걸었다. 초입에 조성해놓은 연못, 그 뒤로는 숙박시설도 있는데, 요즘 인기가 있는 모양이다. 관광객이 많이 보였다.
제주도에서 고지가 높은 곳에는 적송이 자라고 있는데, 서귀포자연휴양림에서도 적송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건강산책로는 1차원적으로 접근했다. 몇 백미터를 지압판을 깔아놓았다. 이걸 누가 걸어? 이랬는데, 걷는 사람이 있다.
법정악전망대로 가는 길. 높지 않아서 쉽게 갈 수 있다. 일단 편백나무 숲길을 가기 전 갈림길에서 법정악전망대 방향으로 가야 하고, 차량 순환로와 만나는 지점에서 안쪽으로 들어가야 한다.
여름 물놀이 장소로 정말 좋을 것 같은 사방댐이다. 여름에 물을 담아서 아이들 튜브타고 신나게 놀 수 있는 이 곳. 이번 해는 어떻게 운영할지, 아마도 물놀이가 어렵지 않을까 한다.
전망대 가는길. 전망대라고 해서 높은 곳은 아니다. 목재데크로 연결된 길을 조금만 걸으면 전망대에 도착. 데크 위로 꽃이 떨어지고 있었는데, 때죽나무 꽃비. 제주의 6월은 때죽나무 꽃이 인상적이다. 꽃송이가 마르기 전에 한꺼번에 떨어져서 지저분하지도 않다.
목재데크 위로 떨어진 때죽나무 꽃.
전망대 끝에는 때죽나무 꽃이 만개한 큰 나무가 수많은 벌레를 유혹하고 있었다. 사진찍기 참 힘들었다. 벌레가 눈에 들어와서 잠시를 못 서있게 했다.
한라산 백록담 정상이 살짝 보이고, 서귀포 앞바다가 시원하게 보였는데, 시야가 맑지 않아서 살짝 아쉬웠다.
집에 가는 길에 잠시 들른 무장애 나눔숲길. 주차장 바로 옆에 위치한 산딸나무 꽃이 들어오라고 유혹한다.
외곽 차량순로를 따라 돌아나가다가 발견한 정말 큰 때죽나무. 이게 바로 꽃비다. 때죽나무 대형목이 만들어낸 장과. 이 모습을 보려고 여기 왔나 보다. 6월 첫 주에는 때죽나무 꽃비 보러 서귀포자연휴양림에 무조건 가야겠다.
마지막으로 캠핑장. 원래 이 곳에 온 이유는 캠핑장 사전답사하기 위함. 데크로 되어 있는 사이트 컨디션이 어디가 좋을지 미리 보러 왔다. 예약제로 운영되는 캠핑장, 취사장 세면장은 있어도 샤워장은 없는 캠핑장. 정말 가볍게 미니멀하게 캠핑 와야겠다. 7월 캠핑을 기약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