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5월, 날이 무척이나 좋았던 5월 8일 한라생태숲에는 아그배나무의 흰 꽃과 참꽃의 분홍빛 머금은 붉은 꽃이 만발해 있었다. 참꽃나무는 여러 해 동안 보아왔던 수종이었지만, 아그배나무를 제대로 느낀 것은 처음이다. 20년 전 대학교 캠퍼스에서 수목 공부를 하면서 봤던 아그배나무를 제주도에서 다시 보게 되니, 느낌이 새로웠다. 아그배나무 꽃의 가치를 다시 발견하게 된 경험이었다.
한라생태숲의 시그니처 나무라고 생각되는 참느릅나무. 기념식수로 심긴 이 나무는, 여러 해를 지나 광장 중앙에서 아름다운 수형과 큰 키로 사람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이 큰 아름드리나무 아래로 이끼를 심고 안개분수를 설치해서 몽환적인 분위기를 더한 경관을 연출했는데, 관리하시는 분들의 노력에 칭찬을 더하고 싶다. 와이프와 유모차 안 무탈이.
참느릅나무의 이파리의 모양새와 크기가 귀엽다. 나무는 엄청 큰데, 이파리는 토돌 토돌 앙증맞다.
개인적인 취향은 참꽃나무의 꽃이 활짝 피기 전 봉우리를 들어 올리고 있는 모습에 애착이 간다. 흔하지 않은 꽃봉오리, 모양과 크기, 색이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활짝 핀 참꽃나무의 꽃은 얼핏 보면 영산홍과 다를 바 없을 수도 있지만, 꽃봉오리는 비교 할바 아니다.
산책로 초입인데, 나름 배식이 잘되어 있는 길이다. 다양한 수형과 색을 가진 나무가 산책로 옆으로 자리하면서, 시기를 다르게 꽃을 피우고 있으니, 사계절 다른 모습으로 사람들을 유인하기 좋은 장소다. 다만, 아스팔트 포장의 곡선이 유려한 아름다움을 가질 수만 있었다면, 더할 나위 없었을 것 같다.
잔디밭 위 뒤뚱뒤뚱 오리, 너의 이름이 무엇이더냐? 궁둥이가 귀여웠던 오리를 무탈이가 관심 가져했다. 의도치 않게 자연, 나무와 동물을 볼 수 있는 생태숲은 아이들에게도 체험에 좋은 장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