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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길어지는 듯해서 볕이 좋았던 주말에 베란다에 내놓아서 물을 흠뻑 줬던 셀렘이 새 잎을 두 장이나 밀어내고 있다. 이렇게 봄이 왔다는 소식을 내가 전할 줄이야. 지난가을에 튼튼하고 큰 이파리를 세장이나 키워내더니 봄에도 어김없이 새로운 아이들을 보여주는 셀렘이 참 기특하다.
지난 출산휴가 때 잠깐 농원에 들러서 구매한 히야신스가 자고 일어나니 쑥, 정말 쑥 올라왔다. 꽃 향은 떠 엄청 강하다. 베란다 문을 열 때마다 무탈이가 재채기를 할 정도니까. 올해는 이쁨을 못 받네. 무탈이 우선주의.
히야신스 옆에서 살짝 꽃망울을 터뜨려준 김기아난은 함께한 지 10년이 가까워진다. 너무 많이 자라서 분을 두 개로 나눴는데도 잘 자라주고 있는 녀석.
여인초도 작게나마, 자세히 봐야 새순이 나오고 있는지 보인다. 극락조라고 속아서 샀던 여인초라서 처음에는 꽃을 피우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실망했지만, 수형이 정갈하고 단정해서 매력적인 실내 반려 식물로 딱인 아이다. 무탈이 출산기념, 봄맞이 꽃 한 다발 사온 거랑 함께 찍어본다. 락앤락 장아찌 병이 화병으로, 유리 화병 하나 사야겠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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