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알게 되었다. 김치복국이라는 음식이 육지에는 흔하지 않다는 것을. 맑은 복국은 흔하게 많지만, 김치복국은 없다는 것을. 맑은 복국보다 더 시원하니 칼칼한 김치복국. 제주에 김치복국 잘하는 음식점이 몇 군데 있는데, 서귀포의 대도식당, 제주시 연동의 가야복집, 만부정이 있는데 가야복집은 최근에 개인 사정으로 영업을 중단한 상태고, 대도식당은 멀어서 못 가고, 그래서 선택한 만부정. 여기가 살짝 다른 곳보다는 비싸지만, 맛있다. 복 종류를 참복, 당일바리로 선택. 1인분에 29,000원이었던 거 같다. 마지막에 라면사리 추가해서 먹어서 와이프랑 둘이서 60,000원. 오랜만에 돈 쓰면서 만족했던 외식이다.
함께 나온 밑반찬 중에 고사리나물, 최고다. 제주 고사리 유명한 건 많이 알 텐데, 정말 두꺼운 고사리를 살짝 짭짤하게 무쳐서 나오는데, 이것만 두 번 접시 먹은 것 같다. 통통한 고사리가 참 독특한 맛을 가지고 있다. 고사리나물을 맛있게 먹은 건 처음이다.
김치복국은 익혀서 나오기 때문에 함께 나온 미나리는 살짝 데쳐서 미나리 향과 함께 입맛을 돋우게끔 먼저 먹는다. 향이 좋다. 복어가 많이 들었다. 비싼 만큼 내용물도 많아서 끊임없이 복어살을 양념에 찍어 먹었다. 물론 국물은 시원함 그 자체. 먹다가 튀김에 눈이 가서 이 것도 살짝, 생선살 튀김도 있고, 한치도 있고 섞여 있다.
다 먹은 후, 배는 불렀지만 라면사리를 주문해봤다. 시원한 국물하고 같이 먹으라고 주방에서 면을 따로 삶아서 가져다준다. 올바른 선택. 라면까지 먹으니 배 터짐. 근데 안 먹을 수가 없다.
시원하고 칼칼한 국물이 생각날 때 찾으면 좋을 듯한 김치복국이다. 보너스로 제주 고사리의 참 맛을 알고 싶으면 찾아가 볼 만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