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갑 갤러리 앞 도로에서 발견한 이상한 놈. 처음에는 이게 머지? 누가이랬지? 미친 거 아냐? 막 이랬는데 생각의 결론은 "마을 사람이든, 제주도 공무원이든 누군가가 좀 더 잘해보겠다는 생각에 정성 들여 볼라드를 이렇게 디자인한 거겠지."
아스콘 포장 전에 쌓아 올리기보다 컷팅한 흔적이 보였는데, 정확하지는 않고. 울릉 불능 전체적인 모양을 쫌 더 잘 만졌으면 했지만. 이 정도 도전이 어디냐. 잘했네~ 석공이 마무리를 잘했지만 아쉬운 건 식물이 넉넉하게 살만한 공간이 살짝 부족하다는... 시멘트를 무지 채워 넣었네. 그래도 다육이는 잘 사니깐.
몇 년 전 제주에 있는 폭포를 조사하던 때가 있었는데, 몇 개의 사례지를 보면서 정리된 생각. a. 곶자왈에 위치한 에코랜드의 넓은 수경시설은 바닥 방수로 물을 가둔 것 같다. 상류와 하류를 연결하는 작은 폭포는 낙차가 크지 않아 웅장한 맛은 없지만, 돌 놓는 방식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과하지도 않고, 돌을 어떻게 놓아야 할지도 아는 것 같다. 돌을 놓는 것은 시공 반장님의 엄청난 센스가 발휘되는 공정이긴 하지만, 욕심부리지 않은 사업주도 칭찬해줄 만하다. 에코랜드는 넓은 평지 안에 위치한 이유에 공간과 공간의 단 차이가 심하지 않다. 그래서 딱 그만큼의 단차이를 이용한 아담한 폭포가 전체를 바라보았을 때 어색하지 않은 이유인 것 같다.
b. 에코랜드와는 대조적으로 셰프라인 월드의 거대한 폭포는 욕심이 과해서 졸작으로 평가하고 싶다. 지형의 고저 차이가 심하지 않은 평지에 폭포라는 랜드마크를 억지로 끼워 넣은 느낌이다. 많은 관광지에서 인공폭포가 이런 식이다. 단순히 폭포만을 바라보면 좋은 감흥을 느끼는 사람이 있을 수 있겠지만 주변 지형과 전혀 어울리지 않아 어색한 느낌이 마음 한 곳에 남아 있을 것이다. 공사비가 부족했는지 폭포의 돌 놓기, 사이목 식재도 완성도가 떨어져 보인다.
C. 카멜리아힐의 탐방로 종점에 위치한 인공 폭포. 특징적인 것은 폭포 주변의 식재 스타일이다. 일본식 정원의 영향이 커 보인다. 90년대까지 정원에 많이 사용된 가이즈까향나무, 조형소나무, 눈향나무 등이 사이목으로 심겨 있는데... 이제는 이런 스타일이 지양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 같은 수종이라도 식재 위치만 바꿔도 눈에 거슬리지 않을 텐데...
구제주 시청 근처에도 까사미아가 생겼다길래. 제주에 신구간 이사철이 다가오니까, 여기저기 인테리어 샵이 오픈하고 있는 듯. 신제주 까사미아 보다 상품은 훨씬 많은 듯. 근데 구성은 비슷하다. 어차피 같은 회사. 뒷 문 앞에 딱. 호주 삼나무라 불리는 알로카리아. 멋지다. 우리 집은 해가 많이 안 들어오니 이런 나무는 패스.
옆에 이건 머니. 나무를 종이 자르듯. 판재를 제주석 울퉁불퉁한 모양 따라 지그재그. 모양낸 사람도 대단. 그걸 시킨 사람도 대단. 이렇게 생각해 낸 사람도 대단. 다만 노력만큼 눈에 안 들어온다. 왜일까나.
보도블록과 직선 화강석 경계석. 녹지가 만나는 곳은 관목으로 식재 처리하여 보행자가 가로질러 가는 것을 방지하곤 하지요(잔디가 밟혀 죽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또한 가로등이 녹지 모퉁이 부분에 들어갈 경우 적정한 간격을 띄우고(가로등 기초와 화강석 경계석 사이에 관목식재가 가능한 충분한 공간) 시공하지만, 언제나 소통이 부족한 전기공사업체는 간격을 마음대로 시공하곤 하지요. 지난 부산 출장에서 멋진 센스라고 생각지는 않지만 앞서 이야기한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하기 위한 장치를 발견했습니다. 관목을 심을 만한 공간은 부족하고, 잔디로 마감 처리하면 이래저래 문제가 있을 듯 한 공간에 원목 기둥을 박아 넣었네요. 작은 공간에 여러 소재가 집합되어 있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쁘진 않지만, 하자처리나 유지관리측면에서는 되돌릴 수 없는 작업의 땜질 역할로 충분해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