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 꺾는 아내. :D
봄이 오면, 고사리를 꺾는 소소한 즐거움이 있어 좋다. 제주에 내려온 지 얼마 안 되어서는 휴일 새벽마다 고사리 꺾어보겠다고 열심히 들에 나갔었는데, 삼나무 꽃 알레르기에 빠져버린 와이프는 그 뒤로 고사리 꺾는 즐거움을 잃어버렸다.
이야~ 제주 살다보니 회 떠볼 기회도 있네요. 아는 동생이 당일바리로 잡은 물고기 두 마리를 주어서 집으로 들고 온 나. 동문시장 가서 돈 주고 회 떠달라는 생각도 하지 못한 채 스스로 회 떠보겠다고, 회 뜨는 게 뭐 어렵겠어라고 자신만만하게 집으로 들고 온 나. 젠장. 회 뜨는거 어렵다. 잘 드는 칼도 없어서 너무 힘들었다. 역시 돈주고 사 먹는 이유가 있다.
동생이 아이스박스에 포장까지 해서 정말 고맙게 챙겨주고. 위, 아래 얼음 가득 넣어서 상하지 않게 하고. 이건 처음 보는 물고기인데... 폭풍 검색을 해도 모르겠어서 동생한테 전화해보니 다금바리와 갓돔이란다. 이 비싼 물고기를 주다니. 근데 왼쪽의 다금바리가 너무 평범하게 생겼다. 못생겼네. 다금바리 맞나? 점박이는 갓돔이라는데 검색해보니 비슷하지가 않네? 그냥 믿어야지. 아는 물고기라고는 광어 밖에 없으니.
일단 맛있다는 다금바리 먼저 도마에 올려놓고 해체작업 실시. 유튜브와 함께하는 해체작업. 어렵다. 살점이 뼈에 다 붙어있네. 비싼 다금바리 그냥 매운탕으로 먹어야겠다. 내장도 매운탕에 넣어 먹어야하는데... 뭘 넣어야 하는지 몰라서 동생에게 물어보니 모르면 그냥 다 버리란다. 괜히 이상한거 넣었다가 망치지 말고. 고생 고생해서 내 생애 처음으로 회를 뜸. 회 뜨기 전에 비늘을 벚겨야한다는 깨달음. 군데군데 비늘이 붙어서 제거하니라 고생함. 다음에? 한번 더 하면 잘할 듯.
물고기 두 마리 떴는데 회가 별로 없다. ㅋ 다 뼈에 붙어서 매운탕 속으로. ㅋ 근데 회가 생각보다 별로다. 그냥 흰 살 생선회다. 예전에 횟집에서는 다금바리 무지 맛있게 막었는데... 역시 전문가가 떠주는 회가 맛있는 것 같다. 회는 초장 맛으로 먹고, 매운탕에 낮 술을 당겨봤다. 매운탕에 마무리는 역시 라면사리! ^^* 배불리 잘 먹고... 아쉬웠던 건 손 끝에 몇 시간 동안 붙어있던 비린내. ㅠㅠ 손을 열 번은 씻었는데 남아있는 비린내.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