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에서 캐리어 두 개 중 하나는 먹을 거로 한 가득이었다. 피렌체에서 만날 와이프 친구를 위해, 어린 아들을 위해 죠리퐁과 초코 송이도 한 가득 준비했다. 물론 돌아오는 길에는 다시 이탈리아 기념품으로 한 가득 차 버린 캐리어.
제주도에 살면서 느끼는 불편한 점 하나는 해외여행 가려면 제주공항에서 직항편이 없어서 김포공항 갔다가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외항사로 경유한다면 난 최소 두 번은 경유하는 여정이라, 너무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이탈리아 여행은 현명한 와이프 덕에 제주-김포 아시아나항공, 인천-로마 아시아나항공 이용으로 제주공항에서 이탈리아행 발권까지 끝낼 수 있었고 짐도 인천공항까지 연결해서 맡길 수 있었다. 아시아나항공 이탈리아 직항도 미리미리 예약해서 저렴하게 구입했다.
아침 일찍 제주공항에서 김포공항으로, 김포공항에서는 리무진 타고 인천공항으로 이동. 이미 제주공항에서 모든 발권과 짐 맡기는 건 끝냈기 때문에 정말 편하게 움직였다. (제주공항에서 인천공항 가는 리무진을 끊어야 짐을 옮겨준다.) 인천공항 가는 리무진은 김포공항 나와서 길 건너편에서 타면 된다.
우리가 탄 아시아나항공, 로마 직항은 큰 비행기는 아니였다. 큰 비행기가 좋은데, 아쉽지만 가격에 감사해야 하니까. 비행 중 끝까지 아쉬웠던 화면 사이즈. 영화를 볼 수 없는 사이즈에 답답하고, 이어폰 잭 연결 상태도 너무 안 좋아서 중간에 화면 보는 건 포기. 그냥 핸드폰 만지작만 했다. 돌아오는 비행기는 그나마 살짝 큰 화면이었지만, 동작 오류가 자주 발생해서 전체 기계 리셋을 여러 번 했다. 핸드폰에 볼만한 영화 다운로드하여서 가시길. 기내식으로 나온 불고기 쌈 정식은 먹어본 한식 기내식 중에 제일 맛있었던 것 같다. 항공사들 기내식 파동 전에 간 여행이라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네.
로마 도착하기 전에 마지막 간식으로 나온 콜라와 냉동 피자 한 조각. 이탈리아 가면서 냉동피자를 먹고 있는 아이러니한 순간. 비행기 안에서 주는거 다 안 먹기로 마음먹었지만, 심심하니까 계속 먹었다.
로마 레오나르도 다빈치 국제공항에 도착해서 시내 숙고로 움직이기 위해, 편하게 움직이기 위해 픽업서비스를 여행 전에 신청했다. www.romepickup.com으로 들어가면 도착 편에 대한 정보 넣고, 사전 결제하고, 공항에 도착해서 운전기사를 찾아가면 된다.
인터넷으로 예약하고 결제하는 건 어렵지 않은데, 워낙 많은 사람들이 복불복이라는 이야기가 많아서 걱정했는데, 우리가 당할 줄이야. 지금도 손이 덜덜하다. 당황해서 그 당시 사진도 못찍었다. 여행 시작부터 기분 망치고 싶지 않아 꾹 참고 참았다. 우리가 예약한 시간보다 조금 일찍 공항에 도착해서 일층에서 기다렸다. 많은 기사들, 여행사에서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조금 기다리다 기사에게 전화를 했다. 다행히 영어가 되는 기사여서 조금만 기다리면 도착한다 해서 십분 정도 기다린 듯하다. 멀리 나이 많은 아저씨가 우리에게 다가왔고, 인상이 좋아서 우린 기분 좋게 주차장까지 따라갔다. 주차장 가는 길에 좋은 차도 많이 보이고, 같이 온 한국 관광객들이 벤 같은 걸 타는 걸 보니 기대감이 급 상승했는데, 우리 차는 정말 오래된 벤츠 세단이었다. 우리 일행은 넷, 케리어는 큰거 넷. 정말 난감한 상황인데 아저씨는 꾸역꾸역 타란다. 트렁크 문이 안 닫혀 케리어 하나는 앞자리에 앉은 형이 안고 탔다. 최악! 그래도 숙소까지 안전하게(에어컨도 없이 창문 열고 달렸다.) 도착한게 어디냐. 아무리 로마에서 황당한 사건이 많다고 하지만 이건 아닌듯하다. 롬픽업 이용하시는 분들은 “복불복”이라는 단어 잘 생각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