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_윗세오름으로 가는 길_어리목코스와 만세동산

2020. 5. 12. 10:39제주의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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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조릿대를 관리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한라산의 식생은 단조로워질 것이다."

 

제주도민이라서 쉽게 가능한 일이었다. 점심 먹고 뭐할까 고민하다가 오후 2시에 한라산을 올랐다. 요즘 같이 해가 짧지 않은 시기에는 백록담을 오르지 않는, 윗세오름까지 올라가는 어리목, 영실 코스는 2시가 입산통제 시간이다. 딱 2시에 맞춰서 들어갔다. 뒷 산에 놀러 간다는 마음으로 별거 안 챙기고 작은 보냉백에 음료와 초콜릿만 챙겨서 올라갔다.

 

 

 

 

 

이때가 4월 말이었으니, 날씨 아주 좋고, 고도가 높은 한라산인지라 나무의 새순이 빽빽하게 오르지는 않아서 지난겨울을 보낸 겨우살이가 나무 위로 빽빽하니 있었다. 신기방기.

 

 

 

 

올라가면 갈수록 겨우살이가 눈에 많이 띄더라. 서울 살 때 겨우살이 물이 혈압에 좋다고 해서 마셨던 기억이 있다. 제주 오일장에서도 겨우살이가 약재 코너에 참 많이 있다. 아직은 잎 없는 가지들이 선을 그리고 있었다. 

 

 

 

 

​오르다 힘든 집사람은 1-5까지만 걸어야겠다고 했지만 결국 윗세오름까지 끝까지 완주. 아주 칭찬해. 애증의 1-5.

 

 

 

 

4월에 만난 한라산 눈, 왜 니가 거기서 나와? 이런 신기방기 한라산. 눈은 밟아줘야 맛이지. 눈 한 줌 쥐어서 더위를 싹 날려버렸었지.

 

 

 

 

깔딱 고개를 넘어서 낮은 평지에 도착했다. 이제부터는 좀 편하게 걷는다. 뒤로는 구름 아래로 제주시 풍경이 보인다. 구름 위를 내려보는 이 맛에 한라산에 오는 거 아닙니까.

 

 

 

 

등산로는 돌, 돌, 돌. 발목 조심해야겠다. 내려가는 길에는 관절 조심 필수.

 

 

 

 

어리목 코스 한라산 식생은 참, 별로야.  좋은데, 조릿대가 살짝 에러다. 너무 많다. 관음사 코스에서 백록담을 올라갈 때도 삼각봉부터 시작하는 조릿대 군락지가 정말 징그럽게 느껴졌는데, 여기도 이제 보니 조릿대 천지다. 

 

 

 

 

만세동산으로 올라가 백록담을 바라보고 사진 한 장을 찍어본다. 그림이 참 보기 좋게 설명해준다. 내가 보고 있는 곳이 어디인지. 이때 정상에서 녹은 눈이 흘러흘러 물이 내려오고 있었다. 참 시원한 물줄기. 윗세오름에서 만나는 눈이 녹아서 만들어진 계곡물은 정말 마셔보고 싶은데, 참았다. 

 

 

 

 

등산로가 모두 돌이라서 관절이 정말 아프다. 전에는 몰랐는데, 이제는 돌로된 등산로가 두렵다. 내려오는 길은 무릎이 아파서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없었다는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한라산의 4월 말. 이 모습 또한 기억에 남게 될듯하다. 새순이 올라오기 바로 전, 그래도 한라산은 좋았다.

 

예전에 담았던 5월의 어리목의 모습이랑 별반 다르지 않네. 역시 한라산은 고지가 높아서 계절의 변화를 한 발짝 뒤에서 바라봐야한다. 참고 기다려야 색의 변화를 볼 수 있다. 

 

 

 

짧은 영상도 남겨본다. 재밌는건 대피소 직원분들의 퇴근길이 조금은 편안해졌다. 보급품을 싣고 왔다갔다하는 조그마한 레일 위를 기차가 지나간다.

https://youtu.be/gQD-105rk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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