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6. 25. 15:42ㆍ한국여행
강원도 원주 1박 2일 출장길에 시간을 쪼개서 "뮤지엄 산"을 둘러보고 왔습니다. 원주로 출장을 간다길래, 뭐가 유명한지 전혀 개념이 없어서 추천 여행지를 검색하니 대부분 "뮤지엄 산"이 검색되더군요. 첫날은 회사 출장이기에 일을 열심히 하고, 둘째 날 오전 비행기 타기 전까지 시간을 쪼개서 급하게 뮤지엄 관람. 생각보다 전체를 관람하려면 시간이 쫌 필요하더군요. 2시간 이상은 넉넉하게 생각하시고 관람하세요. 제주 살면서 보기 힘들었던 아침서리가 솔잎에 내렸더군요. 강원도가 춥긴 춥더라고요.
뮤지엄 산(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월송리 오크밸리 2길 260)은 오크밸리 안에 위치해 있습니다. 일단 뮤지엄 산의 건축 설계는 노출 콘크리트 건물로 유명한 일본의 안도 다다오가 설계를 했는데, 제주에 있는 본태박물관도 안도다다오 작품이라서 익숙했습니다. 뮤지엄 산이 쫌 더 시간과 돈을 투자한 느낌이지만요. 건축학도가 아닌데도 요즘 느낌 있는 건축물만 보면 마음이 흐뭇하네요.
▒웰컴센터▒
매표소가 예술이더군요. 안도 다다오의 작품 중 "빛의 교회"를 건축잡지에서 본 후 와~ 감탄을 연발하였던 기억이 있는데, 뮤지엄 산에서도 빛을 정말 잘 활용했더군요. 이날 해가 쨍했던 날이라 노출 콘크리트 매스를 한줄기 빛이 가르더니, 뮤지엄의 로고를 산란시켜 더욱 입체적으로 보여주더군요. 매표소부터 감탄!!!
매표소를 나오니 공간을 구분하는 벽체와 백송이 함께 서있더군요. 보통은 사암 계열의 돌붙임 벽 앞에는 강한 콘트라스트를 위해 색이 강렬한 수목을 심는 줄 알았는데, 수피가 하얀 백송을 심으니 느낌이 독특하더군요. 워낙 백송이 고급스러운 수종이라 자체만으로도 독특합니다.
▒플라워가든▒
매표소를 지나 본 전시시설에 가기 위해서는 플라워 가든을 지나야 합니다. 마크 디 수베로의 작품 "제라드 먼리 홉킨스를 위하여(산업재료를 이용한 정크아트 콘셉트의 조각이라 함)"가 넓은 녹지 위에 서있는데, 봄이면 80만 주의 붉은 패랭이가 장관을 이룬다고 하네요.
자작나무 숲 길을 따라 걸으면 본 전시실이 나옵니다. 흰색의 수피가 마음을 맑게 하네요. 고지가 높은 곳이라 자작나무의 생육도 좋아 보입니다. 얼마 전 제주에서 자작나무의 생육환경을 잘못 이해하신 어느 카페 주인이 앞마당에 심었다가 모두 고사시킨 일이 있었죠. 강원도는 역시 자작나무 생육에 최적인 장소 같아요.
▒워터가든▒
자작나무 숲을 지나면, 본 전시실이 나옵니다. 아치형 조형물과 넓은 못이 건물 전정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건물이 넓은 못 위에 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뒤로는 산이 감싸고 있고... 뮤지엄의 위치가 기가 막히네요.
뮤지엄은 여러 홀로 이루어져 있는데 홀과 홀 사이를 이동하면서 벽체 사이로 빛이 흘러 들어오는 것을 느끼실 수 있었습니다.
▒스톤가든▒
뮤지엄 뒤로는 안도 다다오가 경주의 신라 고분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했다는 스톤가든이 위치해 있습니다.
▒페이퍼겔러리▒
페이퍼갤러리는 종이전문박물관으로 국보와 보물, 다양한 공예품을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종이전문박물관 답게 상직적으로 파피루스 온실을 만들었나 보네요. 종이와 관련된 유물과, 공예품들을 전시하는 방법도 독특했습니다. 중요 문화재도 상당수 보유하고 있더군요.
종이와 영상을 활용한 인터렉티브 아트. 전시물 중에 가장 인상적이면서 재밌었습니다. 꼭 체험해 보시길 권유합니다. 제가 좋아라 하는 팝업북도.
전반적으로 훌륭한 뮤지엄이었습니다. 외부에서 외부로, 외부에서 내부로, 내부에서 내부로의 흥미로운 관람동선과 공간을 보여주기 위해 열어주고 닫아주는 방법이 훌륭했습니다. 전시물 하나하나에 대한 흥미보다는 전시방법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