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행_석파정_흥선대원군의 별서 석파정 _ 유수성중관풍루(흐르는 물소리 속에서 단풍을 바라보는 누각)

2020. 6. 25. 15:37한국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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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암동에 위치한 흥선대원군의 별서였던 석파정을 아시나요? 원래 김흥근의 별서였던 이곳을 대원군이 집권하면서 빼앗았다는 말이 전하고 있는데, ​검색해보니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더군요. “김흥근은 북문 밖 삼계동에 별장이 있었는데, 장안의 으뜸가는 명원이었다. 대원군이 그 별장을 팔라고 하였으나 흥근은 거절했다. 대원군은 다시 청하길 ‘하루만 놀이에 빌려달라’고 했다. 그 무렵 별장이나 정자를 가진 사람은 남들이 놀이에 빌려달라고 하면 부득불 허락하는 것이 한양의 풍습이어서 흥근은 마지못해 허락했다. 대원군은 마침내 임금께 한번 행차하기를 권해 임금을 모시고 갔다. 흥근은 임금께서 임했던 곳을 신하의 의리로는 감히 다시 쓸 수 없다 하여 다시는 삼계동에 가지 않았으므로 삼계동정사는 마침내 대원군의 소유가 되었다.” 현재 개인 소유지인 석파정은 서울미술관 관람을 통해서 출입이 가능한 곳인데, 서울미술관이 생기기 전에는 대문에서 초인종을 눌러 관리하시는 분들께 양해를 구하고 답사하던 곳입니다. 석파정을 처음 답사했을 때가 2004년 겨울쯤인 것 같네요. 사전 지식이 부족해서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찾은 곳인데, 서울에 이런 곳이 있을 줄이야. 그것도 개인 소유의 땅이라니. 건물은 약간 가벼운 느낌이 있었으나, 입지환경이 좋은 곳이었습니다. 예전의 모습에서 많은 변경이 일어났을 것을 감안한다면, 정말 훌륭한 별서였을 것입니다.

 

 

 

 

집 왼편 계곡 위에 입지한  ‘유수성중관풍루’(流水聲中觀楓樓: 흐르는 물소리 속에서 단풍을 바라보는 누각)는 이곳이 그 시대에 으뜸가는 명원이었음을 짐작하게 해 줍니다. 그동안 많이 보아오던 조선시대 정자의 모습과는 다르게 조선 말기에 외국(청나라의 영향이라고 생각됨)의 건축기법이 더해져 독특한 모양의 정자가 세워져 있습니다. 지붕을 동판으로 만든 정자는 제가 지금까지 보아온 정자중에 유일합니다.

 

 

 

 

"흐르는 물소리 속에서 단풍을 바라보는 누각" 이름 참 좋네요. 지금은 계곡의 물줄기가 약해져서 물이 흐르는 모습을 보기 힘들지만 단풍나무들이 정자를 들러싸고 있고, 물줄기만 살아있다면 경관을 직접적으로 설명해주는 직관적인 이름이네요. 그날의 답사에서는 운이 좋게 계곡의 암을 따라 흐르던 물이 얼은 모습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었습니다. 언제 또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다시 가보고 싶은 그런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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