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2. 13. 20:25ㆍ세계여행
코로나로 어디를 못 나가니 옛날 사진 꺼내서 이리저리 기억을 더듬는다. 2005년 베이징 방문 후 다시 찾은 베이징. 2010년, 올림픽을 치러낸 베이징은 차분했다. 올림픽을 위해 싹 갈아엎은 베이징 시내와 외곽지역은 다소 힘이 빠진 모습이었지만, 이게 진정 중국이구나를 느꼈다. 우리도 88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세계인의 눈에 깨끗한 도시, 발전된 도시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어, 국민들의 개도와 환경정화 등 많은 사업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중국도 마찬가지로 비슷한 준비를 했고 나름 훌륭히 올림픽을 치러 냈지만, 2010년은 아직 갈길이 먼 것 같은 도시의 모습이었다. 시간의 켜가 쌓이지 않은 도시의 모습은 길을 잃고 어느 방향을 갈지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서울을 생각하면, 그래도 베이징보다는 내면적 모습이 두터워 보인다. 무서운 중국은 2020년 또 다른 모습을 하고 있겠지만.
베이징 첸먼다제(전문대가), 광활한 보행자도로와 전차. 이 모든 게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다시 만들어졌다고 한다. 옛 베이징의 번화한 상업거리를 재현했다고 하는데, 도통 감흥이 생기지 않는다. 스케일이 너무 크다. 어찌 보면 우리의 광화문광장과 같은 기능을 가진 대로인데, 급조해서일까, 아니면 자주 보던 그림이 아니라서 그런지 테마파크를 보고 있는 느낌이다.
외곽지역의 공원들은 겨울이라서, 볼품이 없었다. 잡지에 실린 공원들은 참 좋던데, 이제 올림픽이 끝났다는 건가. 베이징도 겨울은 참 썰렁한 곳이더라. 현재 코로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유명한 잡지에는 중국의 번쩍번쩍한 건축물이나 공원 사례가 많이 고개되고 있는데, 참 마음만 먹으면 다 하는 중국이다.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빈민촌은 다닥다닥 붙은 작은 건물에 몰아넣은 느낌이다. 다만, 주위에 큰 공원은 만들어서 아이들과 할 일 없는 어른들은 자전거를 타고 이리저리 동네를 방황한다. 도시의 겉모습은 콘크리트와 적벽돌로 치장을 했는데, 아직 사람은 옛 모습 그대로다.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이게 진정 중국이지, 이런 모습을 보려고 중국에 왔지! 사람 사는 모습이 진정이지.
올림픽 스타디움. 그때도 주변이 볼품없었을까? 10년이 지난 지금 어떻게 변했을지 궁금하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중국은 더하고도 남을 테니까.
2010년에도 베이징의 지하수위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점점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는 도시는 어떻게든 물을 담고 있으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보인다. 그래서인지 공원 여기저기는 물을 가두고 있고, 그 옆으로는 버드나무가 줄지어 심어져 있다.
마지막으로 베이징 798 예술구이다. 산업단지가 예술인 마을?로 변한 곳이 세계 각지에 여럿 있는데 베이징도 이런 흐름에 발맞추어 이런 예술구를 만들었다. 자생적인 공간일까? 거대하고 잘 다듬어진 곳이라서 정부의 손이 닿은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