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협재해변_팽나무와 소철
지금은 이름과 사용용도가 바뀐듯하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협재해변 가는 길에 위치한, 문주에는 < Restaurants & Yacht Club >. 블랙스톤 골프장과 연관된 시설인것 같은데. 확실히 무엇을 하는 곳인지 모르겠다. 곶자왈에서 뽑아온것 같은 야생미 넘치는 거목과 잔디, 소철의 만남. 은근히 어울린다. 관목은 피하고 자연석과 소철, 잔디만으로도 거친 거목과 조화를 이룰수 있다는 점. 건축 입면의 틀을 깨주는 잔가지들도 멋있다. 공무원들이 사랑하는 애란도 좋고.
약간의 마운딩의 리듬에 소철이 적절하게 딱!! 소철이 추위와 바람에 잎이 노랗게 변한것 같은데 이 또한 자연스럽네.
나무농장에 모아놓은 조경수목_팽나무
현장에 큰 팽나무가 필요해서 수 많은 농장을 둘러봤다. 몇 번을 거쳐 고르고 고른 제주 팽나무. 부디 현장에 잘 어울리기를 바라며.
풍성한 효과를 보기 위하여 제주 팽나무 3그루를 모아심어 봤다. 10년 전에 서울에서 설계사무실 다닐때 제주 팽나무를 처음 보고 멋지다 했는데, 아직까지 팽나무 유행은 제주에서도 계속 되고 있다. 개인적 취향으로 다간을 좋아하는데, 다간을 못 구할때는 이렇게 모아심기로 풍성한 모양내기.
서울 유명 아파트 단지에는 굵직굵직한 제주 팽나무가 많은데, 10년 전부터 좋은 나무는 서울로 많이 올라간듯.
팽나무, 단풍나무와 흰말채, 그리고 밀사초. 기존 설계가 인허가 과정에서 민원 때문에 무용지물이 되었다. 배식계획 없이 즉흥적으로 나무농장 돌아다니면서, 인터넷에 떠도는 조경사례 뒤지면서 만들었던 현장.
토목공사가 남기고간 아무것도 없는 맨땅. 돌로 가득한, 흙이 없는 맨땅에 원형 밴치와 포장을 일단 하고, 식재를 고민. 농장에서 뿌리돌림한 다간 수형의 단풍나무를 운좋게 구했다. 어디에 써도 좋을 나무다. 그래서 돈 걱정안하고 무조건 들여왔다. 램프 옆으로 배열. 키큰 팽나무로 주변을 잡아주고.
하부식재는 고민고민하다...떠도는 사례사진 보고 흰말채로 결정.
출처는 어디인지, 어느 가든인지는 모르겠지만 윈터가든으로 멋지다. 제주도에서 구할 수 있는재료로 단풍나무+흰말채(전라도에서 구함)+밀사초+다정큼+가막살나무 조합으로 흉내내기. 일단 모양을 잡긴했는데, 역시나... 수량... 사례처럼 만들기에 교목, 관목, 초본의 비율을 못따라하겠다. 이건 다음기회에.
겨울에서 봄, 초여름까지의 모습을 계속 찍어오고있다. 당초 계획은 가을의 멋진 단풍나무와 겨울의 흰말채의 붉은 가지가 포인트였는데, 봄에도 뭔가 포인트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참꽃나무를 섞었다. 참꽃나무가 아직은 크지 않지만 조금 더 자라고, 흰말채를 좀 더 솎아주면 괜찮을듯하다.
아쉬운건 관목과 아교목을 너무 앞으로 심은것 같다. 포장 앞으로 잔디 한 장과 밀사초를 심었지만, 단조로움을 피할 수 없었다. 흰말채를쓰는 방법을 이제 쫌 알것 같다. 좋은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