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_건축을 좋아한다면 비오토피아 뮤지엄(수풍석 박물관) 관람과 포도호텔 숙박을 권함

2020. 7. 4. 14:51제주의 관광 & 커피 & 밥집

반응형

제주 비오토피아 뮤지엄(수풍석 박물관)

 

건축을 좋아한다면, 제주여행 코스로 비오토피아 뮤지엄, 수풍석 박물관에 가보는 것도 좋다. 좋아하는 건축가 이타미 준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곳. 비오토피아 리조트 단지에 이타미 준이 설계한 수풍석 박물관. 제주 중산간에 위치한 비오토피아는 개인에게 분양한 단지라서 들어가기 쉽지 않은데, 수풍석 박물관 관람을 인터넷으로 사전 예약하면 단지를 살짝이나마 둘러볼 수 있다. 단지 앞 주차장에서 단체로 모여 버스 타고 움직이면서 해설가가 이야기해주는 그런 투어. 건축물에 대한 설명은 인터넷에 무지 많이 나왔을 거고. 투어 중 찍은 사진들만 나열해본다. 사실 이번이 두 번째 비오토피아 방문.


박물관 군데군데 조형물이 숨어도 있고, 건축에 관심 있는 제주 관광객에게 좋을듯한 그런 코스다.

 



부식 철은 참 매력적인 소재이긴 한데, 어렵다. 건축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보니까 머리에 쏙쏙 들어오더라. 요즘 건축 프로젝트를 진행해서 온통 건축물 밖에 안 보이는 터라 개념 있는 건축물과 설명이 참 좋았던 시간. 4년 전에 우연히 보게 된 이 박물관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철은 더 녹슬고, 나무는 바래고. 건축물이 시간을 먹는듯하다.

 


제주 비오토피아의 저류지, 상시 저류시설의 친환경적 조성

 

단지 하단부에 있는 저류지인데, 침투형이 아니라 물을 담고 있는 듯하다. 제주에서 보기 힘든 낙우송이 보이고, 침목도 보이고. 수준이 느껴지는 시공. 한라산 중산간에 위치한 비오토피아 단지내의 저류시설입니다. 요즘 들어 많은 곳에서 단지 개발 시 상시 저류시설을 조성하여 공원처럼 이용 가능한 계획을 세우더군요. 상시 저류시설에 시설물 배치는 쉽지만, 수목 배식은 힘들어 보입니다. 비오토피아의 상시 저류시설은 물속에서 생육 가능한 낙우송을 감각적으로 배치하여서, 어느 방향을 조망하더라도 낙우송이 경관의 틀을 잡아줍니다. 또한 계류 조성 시 현장석의 감각적인 배치로 새로 조성한 인공시설물이라는 생각을 할 수 없더군요. 낙우송 아래에 억새가 넓게 퍼져있으며, 산책로는 관리가 잘되어 있더군요. 부분 부분 침목을 이용한 포장과 다리도 보입니다. 상시 저류시설은 바닥 방수포장으로 빗물 또는 수돗물을 이용해 담수하기 때문에 설비시설도 눈에 보입니다. 제주에서는 지질 특성상 물이 고인 못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에코랜드 정도를 찾아가야 인공적으로 담수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물이 현무암 구멍 속으로 스며들어버리니까요. 비록 비오토피아 단지 이용자를 위한 산책로이지만, 충분히 따라 해 봄직한 사례인 것 같습니다. 감각 있는 기술자가 옆에 있다면요.

 


비오토피아

 

비오토피아 로비 내 바닥포장이 예술이다. 평상시에 못 보던 스케일의 재료를 경험할 때면 흠칫흠칫 놀란다. 

 

 

제주 돌담, 겹담 마감처리. 제주 영어교육도시, 비오토피아  단지 내부 돌담은 겹담으로써, 상부 마감을 식재로 처리하였네요. 보통 겹담을 쌓기 위해 돌과 돌 사이는 시멘트로 충전을 하는데, 돌담이 사람 키보다 낮아 상부 마감이 눈에 잘 들어옵니다. 아무리 신경 써서 상부 마감을 한다 해도 두겁석을 쓰지 않는 이상, 돌과 돌 사이의 시멘트가 노출이 됩니다. 상부에 송이석과 세덤류를 배식한다면 훌륭한 마감처리가 될 듯합니다.


제주 중산간 자연 속에 위치한 포도호텔에서의 보통날

 

제주에 살면서 집 놔두고 호텔, 펜션 가서 잠을 자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금전적인 아쉬움도 있었지만, 내 집만큼 편안한 곳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제1산록도로를 따라 중산간지역을 달리다 보면 핀크스 골프클럽, 비오토피아 주거단지와 함께 포도호텔이 위치해 있다. 우리에게도 유명한 이타미 준이 설계한 포도호텔. "객실 하나하나가 포도송이로 망울망울 맺혀 연결되고 공간 곳곳에 하늘과 밖을 향해 열린 캐스케이드와 창, 테라스가 있어 제주의 빛과 자연을 끌어들인 공간은 경계와 공존, 숨김과 자유로움, 닫힘과 열림이라는 콘셉트를 느끼게 합니다."라는 안내판에 공감백배. 중산간에 위치해 있어 멀리 산방산과 제주의 남쪽 바다가 조망되는 탁월한 곳에 위치한 포도호텔. 초가을에 방문했던 사진이라 억새밭도 보이고. 이제는 중산간 개발을 막는다 하니 기존에 들어선 시설의 가치가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비오토피아와 포도호텔의 외부공간 디자인은 비슷합니다. 내부도로는 아스팔트 대신에 두꺼운 제주석을 파형으로 절단하고, 혹두기로 질감을 살려서 포장을 했습니다. 제주에서 처음 맡은 현장에 몇 차례 응용을 해보려 했지만 공사비의 압박으로 쉽게 사용하지 못한 디테일입니다. 체크인 후 어둑한 로비를 따라 들어가다 보면 빛을 위한 건축적인 장치들이 보였습니다. 뚫린 천장으로 들어오는 빛이 구절초의 흰 꽃 잎을 비추고 있었고, 일본 가옥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내부 모습입니다. 격자의 정갈한 창 밑으로 중정의 빛이 스며 들어오니 시선이 자연스럽게 아래로 향합니다. 그래서 중정에는 큰 나무가 없어도 되고, 소소한 장식물로 중정을 꾸민 것 같네요. 객실마다 야외 테라스 개념의 공간이 붙어 있어 한적하니, 차 한잔 마시면서 제주의 소소한 자연의 모습을 즐기며, 힐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으실 수 있었습니다. 내부의 인테리어는 고급지진 않은데, 야외 의자에서 즐기는 힐링의 시간이 포도호텔을 선택해야 하는 충분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네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