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당일치기 여행으로 떠난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의 구도심”

2020. 7. 4. 20:26세계여행

반응형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당일치기로 갈 수 있는 여러 곳 중에 국경 너머에 위치한 브라티슬라바. 나에게 슬로바키아의 수도인 브라티슬라바는 생소한 도시이다. 슬로바키아는 90년대에 체코슬로바키아 연방에서 분리된 국가라는데, 아직도 머릿속에는 체코슬로바키아라는 이름만 맴돈다. 체코는 체코로 알고 있으면서 슬로바키아는 모르고 있다니. 세계사 무지렁이는 너무나 생소한 곳이다. 위치가 동유럽이라고 생각한 나는, 도시의 모습에, 문화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이 곳의 역사를 모르지만, 길거리 곳곳에서 도시의 탄탄함이 느껴졌다. 도시의 외적인 이미지가 아름답거나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설명하기 어려운 그들의 탄탄함이 있었다.


첫 여행지는 브라티슬라바 성이다. 언덕위에 우뚝 솟은 이 성의 모습은 화려하지 않다. 유럽에서 흔히 보이던 유명 관광지의 성에 비하면 대단해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여기도 엄연히 역사가 깃들어있는 성이다. 구도심 언덕 위에 우뚝 솟아있는 랜드마크 맞다.

 

 

슬로바키아도 도나우강이 흐른다. 도나우강 반대편에서 바라본 구도심, 브라티슬라바 성은 랜드마크이다. 지붕의 주황과 벽의 흰 칠은 성과 주변 모든 건물이 통일을 이룬다. 높은 건물이 없는 구도심, 게다가 언덕 위에 위치한 성은 도시 어디를 가도 보일듯하다.

 

 

슬로바키아 국기가 휘날리는 성문 앞. 역사의 상징적인 장소인 브라티블라바 성 옆에는 의회 건물이 있다. 국기 게양대가 두툼하니 멋지다.

 

 

성 앞에서 책을 뒤적이던 여행자 커플. 난 간판 디자인이 눈에 들어왔다. 역사적인 공간에 말랑말랑한 일러스트 그림으로 디자인된 간판이 이 도시의 수준을 이야기하는 듯했다. 젊은 감각. 성 앞에 있던 벽과 담쟁이, 그리고 감각적인 성 표지판. 슬로바키아를 기억하게 하는 이런 디자인이 꽤 많이 보인다.

 

 

성 본 건물 앞 동상에서 느껴지는 멋있음, 센스. 클래식한 동상이 아니라서 좋다. 현대에 만든 동상인거 같은데 역동성이 느껴진다. 동상을 받치고 있는 기둥의 디자인에서 다시 한번 도시의 감각이 느껴진다.

 

 

현대미술작품 구경하듯 동상을 한 참 구경했다. 성 앞 간판 디자인과도 어디인지 모르게 어울린다. 성이 높은 곳에 위치했기 때문에 이 곳은 좋은 전망대이다. 건물을 등지고 도시를 바라보면 도나우강이 시원하게 흐르고, 강을 가로지르는 현수교가 감각적으로 서있음을 느낄 수 있다.

 

 

풍광이 멋지다. 도시에 강이 흐른다는 것은 축복이다. 성 주변은 구도심, 도나우강 건너편은 신도심인가보다. 교량 디자인부터 현대적이다.

 

 

성 앞마당은 입장료 없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아직 개발이 많이 안된것일 수 있지만, 녹지율이 높아서 푸릇푸릇 좋다.


성 안으로 들어가 본다. 우리가 알만한 역사를 간직한 곳은 아니고, 화려한 장식 또한 없는 이 성은 박물관과 이벤트홀(이 날은 세계 일러스트 비엔날레가 열렸었다.)을 운영 중에 있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도나우강과 구도심. 성을 오르다 보면 놓치기 쉬운 장면이 있다. 엘리베이터로 올라가면 더욱 못 볼 수 있는 장면. 브라티슬라바성 창문으로 보이는 도나우강과 구도심, 녹지. 박물관 층에는 이 지역과 관련된 유물들이 전시되어있다. 많지 않아서, 가볍게 둘러볼 수 있다.

 

 

참 오래전부터 이런 문양을 만들었다는게 대단하다. 건축물에 쓰인 부분을 이렇게 프레임에 넣어 놓으니 작품 같다. 아이들이 수업으로 찾아왔나 보다. 외국인이, 동양인이 신기했는지 아니면 수업을 듣기 싫었는지 쉴 새 없이 인사를 한다. 선생님은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데. 으흐흐 귀엽다.

 

 

한 반에 학생 수가 많이 없는듯하다. 선생님이 컨트롤하기에 딱 좋은 규모인듯하다. 우리도 그런가?


BIB (Biennial of Illustration Bratislava) - Wikipedia

Biennial of Illustration Bratislava From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The Biennial of Illustration Bratislava ( BIB ) is one of the oldest international honours for children's book illustrators. First granted in 1967 to Yasuo Segawa (Japan), [1] it is one of the more prestigious children's book...

 

브라티슬라바에서 매년 열리는 일러스트 비엔날레.

 

 

나이스 타이밍. 개인적으로 그림책을 좋아하는데 아이들을 위한 일러스트 비엔날레라니. 전시된 그림이 꽤 많다.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싶었지만 일행과의 스케줄로 쓱 보는 정도로 지나가서 무척이나 아쉬웠다.

 

 

국가별로 선정된? 작가의 그림들이 부스별로 전시된다. BIB 아니면 내부 관람은 살짝 아쉬울 뻔했다. 성문 앞에서 봤던 간판 디자인이 스쳐지나가면서, BIB를 개최할 정도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이 도시, 이런 이유로 그 간판도 젊은 느낌이었나 보다.


성을 나오는 길. 근처에 국회 건물이 위치해있다. 그 앞 슬로바키아 국기게양대가 인상적이다. 높게 세울 수 있는 이유가 밑동이 크고 튼튼하기 때문인 것 같다.

 

 

역시,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고궁 주변은 풍경이 좋다. 의회 앞 단 차이는 계단식 정원, 관목과 그라스를 채워 넣었는데, 사암 계열의 마감재와 잘 어울리는 선택이다. 근데 국회 건물이 좀 작네.

 

국기게양대 두께와 사람을 비교해봐라.


성을 내려와 구도심으로 향했다. 언덕 위에 위치한 브라티슬라바 성은 구도심에서도 보인다. 그리고 도시의 주요 교통수단은 트램인듯하다.

 

 

트램도 한 번 타봤어야 하는데, 아쉽다. Michael's Gate를 지나면 상점이 쭉 늘어서 있다.

 

 

Michael's Gate를 시작으로 관광지에 온 기분이다. 골목골목 걸어 다니기 좋다. 기념품점 많고, 야외 카페가 많아서 기분 내기 참 좋을듯하다. 독일이나 오스트리아 아이들이 상대적으로 물가가 저렴한 슬로바키아에 기분 내러 많이 온다고 하는 썰이 있는데...

 

 

구역이 작아서 천천히 걸어도 몇 시간 안 걸려서 구경이 끝난다. 거리에서 보이는 재미난 작품들. 맨홀 아래에서 거리의 여성들 치마를 바라보는 음흉한 미소를 가진 아저씨가 포토스폿이다. 위트 넘치는 작품과 함께 관광객이 줄 서서 사진을 찍더라.

 

 

 

낙엽이 많이 떨어지던 도나우 강 쪽으로 걸어 내려오다 보면 Hviezdoslav Square 도시공원이 나온다. 낙엽이 많이 떨어지던 계절이라서 분위기 참 좋았다. 도나우강을 따라 지나가는 트램 한 번 타봤어야 하는데 아쉽다. 당일치기 여행은 그런 시간을 허락하지 않는다. 도시를 즐기는 방법은 끝도 없지.

 

 


UFO Observation Deck

마지막 여행지는 UFO 타워. 도나우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위에 지은 전망대인데, 바로 아래는 남산타워의 식당 같은 곳이 있다. 1층에 매표소가 있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전망대가 나온다. 여기 사람들 영어 잘하고 친절하다.

 

 

타워 밑에서 본 그라피티가 올라가서 보니까 똑같더라. 야경이 기대되는 곳이다.

 

 

브라티슬라바 성과 구도심이 내려다 보인다.

 

 

전망대는 살짝 작다. 한 층 아래 레스토랑에서 뭐라도 먹는 걸 추천한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니 도시가 더 사랑스럽다. 한강 변으로 이런 녹지 가득한 공간이 있었다면, 우린 아파트를 지었겠지만, 브라티슬라바는 아직은 그렇지 않다.

 

 

브라티슬라바 성이 강 너머로 보인다. 도시가 다 내려 보이는 요충지 맞네.

 

 

짧은 당일치기 브라티슬라바 여행, 살짝 맛보기만 했지만 알찼다. 좋은 기억으로 남은 공간이었다.

반응형